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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늘] '퇴보와 진보', '1987'과 '무궁화 2호'

송고시간2018-01-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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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에는 이런 일이

2012년 추도식에서 열린 진혼제
2012년 추도식에서 열린 진혼제

(서울=연합뉴스) 1987년 1월 14일이었습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1987'의 화제 몰이로 많은 설명이 필요 없을 듯합니다.

31년 전 오늘, 서울대 언어학과 박종철 학생이 서울 용산구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당하다 사망했습니다.

2010년 남영동 대공분실 방문한 아버지 박정기 씨
2010년 남영동 대공분실 방문한 아버지 박정기 씨

심각한 '퇴보'였습니다. 강민창 당시 치안본부장의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발표가 그런 퇴보의 상징일 것입니다. 상식에 반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발표였습니다. 강 본부장이 구속되기 전 모습입니다.

구속 수감 전 조사 마친 강민창
구속 수감 전 조사 마친 강민창

'대공 경찰의 대부' 박처원(왼쪽), '고문 기술자' 이근안도 민주화 운동 인사들 불법체포와 고문에 관여한 핵심인물이었습니다. 이근안은 경찰의 수배에도 10여 년간 잡히지 않고 도피생활을 이어가다 1999년에서야 자수합니다.

격화되는 시위
격화되는 시위

명동성당 향하는 시민들
명동성당 향하는 시민들

시간이 지나면서 안기부, 법무부, 내무부, 검찰, 청와대 비서실이 관계기관대책회의를 열어 고문 사건 은폐 조작에 관여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서울대 내 박종철 추모비
서울대 내 박종철 추모비

하지만 퇴보는 항상 '진보'를 끌어냅니다. 작용과 반작용입니다.

이를 계기로 민주화에 대한 희망은 불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저항이 더 세게 번졌습니다. 시위가 계속되던 6월 9일 연세대 앞에서는 이 학교 경영학과 이한열 학생이 최루탄에 맞아 사망합니다. 한 달 뒤 열린 장례 운구 행렬에는 대규모의 시민이 운집했습니다.

'1987' 관람하는 문 대통령
'1987' 관람하는 문 대통령

발사되는 무궁화 2호 위성
발사되는 무궁화 2호 위성

전국적인 분노는 걷잡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100만 명 이상의 시민이 거리시위를 벌였습니다. '6월 민주항쟁'입니다.

1987년 2월 부산에서 타종하는 박종철 어머니
1987년 2월 부산에서 타종하는 박종철 어머니

군사정권은 뒤로 물러서며 대통령 직선제를 요지로 하는 '6.29선언'을 발표합니다. 이른바 '1987 체제'의 시작입니다. 그 후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향한 걸음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큰 걸음을 딛는 촉매는 이런 불운한 한 학생의 사망이었습니다.

연행되는 고문치사 관련 경찰들
연행되는 고문치사 관련 경찰들

영화 '1987'은 문재인 대통령도 관람했고 경찰 간부들도 단체 관람했습니다.

박처원(왼쪽)과 이근안
박처원(왼쪽)과 이근안

2018년 1월 13일(어제)에는 박종철이 하숙을 하던 서울 관악구 대학5길 인근에 '박종철 거리'가 문을 열었습니다. 그의 약력을 담은 동판, 그의 활동과 관련된 벽화도 세워졌습니다. 시대의 아픔을 담으려는 노력입니다.

7월 9일 서울 시청 앞의 운구 행렬
7월 9일 서울 시청 앞의 운구 행렬

박종철 거리
박종철 거리

박종철 거리
박종철 거리

그로부터 9년 후인 1996년 1월 14일에는 다른 의미의 '진보'가 있었습니다.

우리 통신위성 '무궁화 2호'가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돼 정상 궤도에 안착했습니다. 이전 무궁화 1호 위성은 약 5개월 전인 1995년 8월에 발사됐습니다.

박종철 거리
박종철 거리

두 위성의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도 상업 실용위성 시대로 진입했습니다. 통신과 방송, 인터넷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습니다. 한 걸음씩 나아가던 민주주의와 함께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우뚝 진보의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doh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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