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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희생양' 호주 박쥐들…또 수천 마리 떼죽음

송고시간2018-01-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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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도 육박 무더위로 몰사 잇따라…지구온난화 탓 지적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50도 육박하는 폭염으로 호주에서 박쥐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호주 시드니 서부 캠벨타운 지역에서는 지난 7일 45도를 넘는 불볕더위로 최대 수천 마리의 박쥐가 죽었다고 데일리 메일 등 호주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떼죽음을 당한 박쥐들[출처: 'Help Save the Wildlife and Bushlands' 페이스북]

떼죽음을 당한 박쥐들[출처: 'Help Save the Wildlife and Bushlands' 페이스북]

인근 펜리스의 경우 47.3도까지 치솟아 1939년 이후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한 바 있다.

캠벨타운의 박쥐 서식지에서는 상당수의 새끼를 포함해 수백 마리가 바닥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박쥐 서식지 관리자인 케이트 라이언은 "땅바닥에서 최소 200마리가 발견됐고, 다른 수백 마리가 나무에 죽은 채로 매달려 있다"며 죽은 어린 박쥐를 주워 모으느라 쉼 없이 허리를 굽혀야 했다고 언론에 말했다.

라이언은 박쥐들이 "그늘 없는 모래밭의 중간에 서 있는 것과 같았을 것"이라며 사실상 "산 채로 익혀진 셈"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지역 당국이 박쥐들의 생존에 중요한 나무들을 베어낸 것이 이번 떼죽음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호주에서는 근래 폭염으로 박쥐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리치먼드 밸리 지역 서식지에서는 47도까지 치솟는 폭염으로 박쥐 2천 마리 이상이 죽었다.

리치먼드 밸리 지역에서는 2014년 11월에도 수천 마리가 44도의 고온으로 몰사했다.

이밖에 2014년 1월 퀸즐랜드주에서는 박쥐 10만 마리가 죽었다.

이처럼 폭염 때마다 박쥐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호주 환경단체와 녹색당 등은 결국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한편 시드니 지역은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30도를 훨씬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9일 새벽에는 굵은 비와 함께 4천600회 이상의 번개가 치면서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나무에 죽은 채 매달려 있는 박쥐들[출처: 'Help Save the Wildlife and Bushlands' 페이스북]

나무에 죽은 채 매달려 있는 박쥐들[출처: 'Help Save the Wildlife and Bushlands' 페이스북]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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