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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승려 부휴의 화엄사상, 송광사 불조전 불상에 영향"

송고시간2018-01-1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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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용인대박물관 학예연구사, 학술지 '미술자료'서 주장

송광사 불조전 삼신불과 53불.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송광사 불조전 삼신불과 53불.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순천 송광사 불조전에 있는 삼신불(三身佛)과 53불이 조선시대 중기의 고승인 부휴선수(浮休善修·1543∼1615)를 필두로 하는 문중에서 지향한 화엄사상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세영 용인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 간행한 학술지 '미술자료' 제92호에 실린 논문 '순천 송광사 불조전 불상과 부휴 문중의 사상'에서 불조전 내 삼신불과 53불이 제작된 배경을 분석했다.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부휴는 '서산대사'로 알려진 청허휴정(淸虛休靜·1520∼1604)과 함께 조선 중기에 큰 법맥을 이룬 인물이다. 그의 계파는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등 한반도 남서부 지역에서 주로 활동했다.

부휴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10여 년이 흐른 뒤인 1609년 송광사의 요청을 받아 제자 벽암각성(碧巖覺性·1575∼1660)을 비롯해 400여 명을 거느리고 중창에 임했다.

지금도 '승보(僧寶) 사찰'로 이름난 송광사는 고려시대에 약 180년 동안 보조국사 지눌을 포함해 국사 16명을 배출했다. 부휴 문중은 선종을 중심으로 교종인 화엄종을 통합하려 했던 지눌의 사상을 계승했고, 특히 화엄사상을 강조했다.

불교 '화엄경'에서 비롯한 화엄사상의 골자는 세계가 하나로 연결돼 있고, 우주 안의 개별적 존재도 전체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사는 송광사 불조전에 1684년 봉안된 불상들에 대해 "삼신불은 화엄사상에서 중시하는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 석가모니불로 구성됐다"고 설명한 뒤 "53불은 부휴 문중이 추종한 화엄사상이 숫자 53과 친연성이 있기 때문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통은 53불이 칠불이나 석가모니불과 결합하며, 송광사 불조전처럼 삼신불과 공존하는 경우는 없다"며 "송광사에 머무른 부휴 문중은 화엄 교학이 극대화되는 시기에 사찰의 남측에 화엄사상을 구현하는 공간을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휴 문중의 사상은 지속해서 발전해 1725년 불조전 불상 뒤편에 오방불, 과거와 미래의 붓다를 포함한 불화를 조성했다"며 "이를 통해 예불자를 둘러싸는 입체적이고 융합적인 도상이 완성됐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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