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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태도 변화?…"미얀마군 로힝야 학살 시인 긍정적"

송고시간2018-01-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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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상과 공동기자회견하는 아웅산 수치[AP=연합뉴스]
일본 외무상과 공동기자회견하는 아웅산 수치[AP=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국제사회로부터 로힝야족 유혈사태를 방관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은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미얀마군의 첫 로힝야족 학살 시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현지언론과 외신이 13일 보도했다.

수치 자문역은 전날 자국을 방문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 학살을 시인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군부가 (로힝야족 학살에 대해) 조사했으며 이에 대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수치는 페이스북에 게재한 고노 외무상과 회담록을 통해 "국가는 법치에 대한 책임이 있다. (군부의 학살 시인은) 책임을 지기 위한 여정의 첫 단계로 긍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공동기자회견하는 아웅산 수치(오른쪽)와 고노 일본 외무상(왼쪽)[epa=연합뉴스]
공동기자회견하는 아웅산 수치(오른쪽)와 고노 일본 외무상(왼쪽)[epa=연합뉴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서는 지난해 8월 25일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 등을 급습했다.

미얀마 정부와 군부는 즉각 ARSA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소탕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65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민간인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양민 수천 명을 학살하고 성폭행, 방화, 고문 등 수단을 동원해 자신들을 국경 밖으로 쫓아내려 했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이를 전형적인 '인종청소' 사례로 규정해 규탄해왔다.

국제사회는 미얀마의 실권자인 수치가 이런 끔찍한 사태를 묵인하고 방치했다며 비난해왔다. 일각에서는 수치가 군과 경찰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 못한 탓에 로힝야족 사태를 방관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수치는 그동안 로힝야족 유혈사태에 대한 언급을 회피해왔고, 조직적인 로힝야족 학살과 탄압이 있었다는 외신 보도를 '가짜 뉴스'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군부는 지난 10일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일부 군인들이 불교도들과 합세해 10명의 '로힝야족 테러범'을 살해해 암매장했다고 발표했다. 군부가 로힝야족 학살을 인정한 첫 사례였다.

수치는 군부의 학살 시인이 공포감을 조성해 난민들의 본국 송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두려워하겠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며 "이번 발표는 과거에 벌어졌던 일에 대한 것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미얀마군이 공개한 로힝야족 학살 및 암매장 현장 사진[페이스북 캡처]
미얀마군이 공개한 로힝야족 학살 및 암매장 현장 사진[페이스북 캡처]

한편, 미얀마의 최대 원조 지원국인 일본은 로힝야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한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고노 외무상은 수치 자문역과 만나 로힝야족의 인도적 위기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전달하고 라카인주의 인도주의 상황 개선을 위해 2천만 달러(약 213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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