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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피임약 먹고 100㎞ 행군이라니…신입사원 연수 문제 없나

송고시간2018-0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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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행군 날 생리주기가 겹치면 힘들 것 같아 피임약을 준비했다. 필요하면 요청하라"

군대에서 나왔을 법한 이 말이, 최근 KB국민은행의 신입사원 연수에서 나왔습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틀간 100㎞를 걷는 행군 프로그램을 실시했는데요. 행군을 앞두고 여자 직원들만 따로 모은 뒤 이같은 ‘안내’를 한 겁니다.

“피임약 지급은 자발적으로 요구한 경우에게만 나눠 준 것"

"건강상 행군이 어려운 사람은 빠질 수 있도록 조치도 했다."

은행 측의 해명에 ‘누가 생리나 건강을 이유로 빠지겠다고 할 수 있었겠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생리주기까지 바꿔가며 참여해야 하는 행군. 국내 기업에서 이처럼 극기훈련에 가까운 신입사원 연수가 진행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이 은행만의 일도 아닙니다.

강의 중심으로 진행되던 신입사원 연수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본격적으로 강한 정신력과 도전정신, 팀워크 등을 강화한다는 명목하에 해병대 캠프, 밤샘 행군 등으로 ‘다양화’되었습니다.

통신 기지국 철탑오르기 등 이색 프로그램이 홍보 효과를 내자, 기업들은 경쟁하듯 신입사원 연수의 난이도를 올렸습니다. 한 기업이 100리 행군을 하면, 다른 기업이 180리 행군을 했죠.

문제는 이같은 연수 프로그램이 전체주의 혹은 군대의 색채가 짙다는 겁니다. 군가를 부르며 구보를 한다거나, 쪼그려뛰기 등의 활동에서 한 명이 뒤처질 경우 단체기합을 받는 식입니다.

“허리 디스크에 문제가 있는 저 때문에 팀 전체가 기합을 받으니 죄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막 전역한 장교 출신 동료들은 첫날부터 군가에 발맞춰 뛰는데, 여직원들은 뒤처져 낙오자가 됐습니다”

지난 2006년에는 야간 산행을 하던 한 기업 신입사원들이 조난당해 119구조대가 출동하기도 했죠. 당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극한의 행군이 지금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피임약의 부작용이나 부상·조난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 만큼 가혹한 기업 신입사원 연수. 대체 왜 이런 관문을 거쳐야 기업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건지, 이같은 연수를 기획하는 사람들은 알까요?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김지원 작가·이한나 인턴기자

kir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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