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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브렉시트 번복해도 괜찮은데" 영국에 권유(종합)

송고시간2018-01-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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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내에도 재투표론…총리·탈퇴파 "EU 떠날 것" 일축

(브뤼셀·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박대한 기자 =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내년 3월이면 EU를 떠나게 되는 영국에 대해 16일(현지시간) EU를 떠나겠다는 마음을 바꾸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최근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Brexit)를 중단하거나 최소한 제2 국민투표를 통해 다시 국민의 뜻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에 발맞춰 EU 측에서도 유화적인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그러나 테리사 메이 총리 등 브렉시트를 추진하고 있는 영국 보수당 정권의 핵심 관계자들은 기존 태도를 유지한 채 재론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진척상황에 대해 보고하기 위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회의를 방문한 EU 지도자들은 이날 "영국을 향한 우리의 마음은 열려 있다"고 강조하며 영국의 EU 탈퇴 결정 번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영국 정부가 작년 3월 30일 브렉시트 결정을 EU에 공식 통보했고,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50조)에 따라 영국은 오는 2019년 3월 29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EU를 탈퇴하게 된다.

다만 그 이전에 영국이 결정을 바꾸면 EU 잔류가 가능하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의회에 출석한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 [스트라스부르 AFP=연합뉴스]
유럽의회에 출석한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 [스트라스부르 AFP=연합뉴스]

특히 EU와 영국 간 브렉시트 협상이 당초 예상했던 시간표보다 더디게 진행되며 어려움을 겪자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식적인 브렉시트까지는 15개월여 남았지만, 브렉시트 협상 결과에 대한 양측의 비준과정을 참작하면 오는 10월까지는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게 EU의 생각이다.

이로 인해 양측은 시간에 쫓기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EU 탈퇴파 진영에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논란을 없애기 위해 '2차 국민투표 실시'를 거론하면서 영국이 2차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 결정을 번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솔솔 나오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영국이 내년 3월에 (EU를) 떠나기로 한 결정을 고수한다면, 또 영국 친구들의 마음 변화가 없다면, 브렉시트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 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마음을 바꿀 수 없다면, 그것은 민주주의 사회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인용해 영국의 입장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투스크 의장은 또 "유럽 대륙에 있는 우리는 마음의 변화가 없다"며 "우리의 마음은 당신들(영국)에 여전히 열려 있다"며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 번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도 "투스크 의장이 우리의 문이 열려 있다고 했는데 이런 말들이 영국에도 들리기를 소망한다"고 가세했다.

EU 집행위의 프란스 티머만스 부위원장도 "어떤 시점에 가서 영국이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다른 결정을 하게 된다면, 분명한 것은 EU는 문을 열어둘 것이라는 점"이라고 거들었다.

앞서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23일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찬성 52%, 반대 48%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그러나 국민투표 이후에도 브렉시트 반대파를 중심으로 EU에 남아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반 브렉시트 입장을 보여온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은 더 가난해지고 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올해가 잘못된 결정을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제2의 국민투표나 총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친 브렉시트 대표주자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전 대표가 블레어 전 총리와 같은 EU 잔류파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역으로 2차 국민투표를 제안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이미 메이 영국 총리 측은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 가능성을 아예 배제한 상태다.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우리의 입장은 아주 명쾌하다"면서 "영국 국민은 국민투표에서 EU를 떠나기로 했고, 우리는 그것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밴쿠버에서 열리고 있는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대한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역시 제2 국민투표에 대한 입장을 묻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뜻을 품위 있고 우아하게 이행하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존슨 장관은 이어 "영국뿐만 아니라 우리의 파트너인 EU 입장에서도 가장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통보문에 서명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CG)
브렉시트 통보문에 서명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CG)

[연합뉴스TV 제공]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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