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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방문 교황, 사제 성추문 사과…"고통과 수치심 느껴"

송고시간2018-01-17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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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궁 연설서 밝혀…추문 은폐 의혹 주교 대규모 미사 참석


대통령궁 연설서 밝혀…추문 은폐 의혹 주교 대규모 미사 참석

칠레 산티아고 오이긴스 공원에서 열린 미사에서 신도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EPA=연합뉴스]

칠레 산티아고 오이긴스 공원에서 열린 미사에서 신도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EPA=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칠레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현지시간) "일부 사제가 어린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데 대해 고통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칠레 라 모네다 대통령궁에서 한 연설에서 이같이 사과하고 "우리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용서를 구하고 희생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고 덧붙였다.

칠레 국민은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을 은폐한 의혹이 제기된 후안 바로스 주교가 지난 2015년 칠레 오소르노 교구 주교로 임명된 데 대한 반감이 크다. 바로스 주교는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면직당한 페르난도 카라디마 신부를 멘토로 여기고 있으며, 카라디마 신부의 성추행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바로스 주교는 이날 수도 산티아고의 오이긴스 공원에서 40여만 명이 참석한 대규모 미사에 참석했다.

카라디마 신부는 자신의 결백 주장에도 2011년 교황청의 조사 결과 10대 청소년 여러 명을 수년간 성추행한 것으로 확인돼 평생 속죄와 피해자를 위한 기도 제재를 받았다.

성 추문 파문은 칠레 군부 독재 시절 정권을 비판하고 인권을 옹호해온 가톨릭 교회의 이미지에 큰 먹칠을 했다.

실제 산티아고에 있는 싱크탱크인 라티노바로메트로가 이달 내놓은 조사 결과를 보면 칠레의 가톨릭 신자 비율은 1995년 74%에서 2017년 45%로 하락했다.

방화로 전소된 칠레 성당[AP=연합뉴스]

방화로 전소된 칠레 성당[AP=연합뉴스]

가톨릭 교계에 대한 칠레인의 반감은 성당 공격과 시위 등으로 표출됐다.

교황 방문을 전후로 산티아고와 원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남부 지역에서 최소 성당 8곳이 공격을 당했다.

특히 전날 교황 도착 몇 시간 뒤에 테무코 근처에 있는 목조 성당 2곳이 방화로 전소됐다. 교황은 17일 테무코를 방문해 원주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날도 교황의 미사가 열리는 공원으로 행진하려는 200여 명의 항의 시위대가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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