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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충격·스토리 살려야"…봇물터진 외국인 관찰예능

송고시간2018-0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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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서울메이트' '친절한 기사단' 등

한국에 관심많은 외국인 급증…출연진 다양화 고민해야

"문화충격·스토리 살려야"…봇물터진 외국인 관찰예능 - 1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외국인 관찰예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선보인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시작으로, SBS TV '내 방을 여행하는 낯선 이를 위한 안내서', JTBC '나의 외사친', MBN '헬로우 방 있어요?', 올리브 '서울메이트', tvN '친절한 기사단' 등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원조'격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방송 반년 만에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내며 MBC에브리원 개국 10년 역사 최고 히트작이 되면서 여기저기 외국인 출연자를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이 기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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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인 가족 예능 한계…출연료 상승도 한몫

외국인 관찰 예능은 오랜 기간 대세를 이루던 연예인 가족 관찰 예능이 포화를 이룬 상황과 맞물린다. 스타 혹은 스타의 가족을 내세운 각종 관찰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지면서 새로운 소재와 출연진을 찾던 예능계가 외국인 출연자를 통해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한류 붐을 타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한국어가 가능한 외국인도 많아졌고,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하는 외국인도 많아지면서 출연자 공급이 원활해진 것이 이러한 흐름을 도왔다. 연예인 관찰 예능이 쏟아지면서 연예인 출연료가 오른 것도 제작진이 외국인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

외국인 관찰 예능에는 출연료가 사실상 들지 않는다. 외국인 출연자에게 항공료와 숙박을 제공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식비 등도 제공하지만 별도의 출연료는 아예 없거나 거마비 수준으로 제공한다. 자연히 연예인을 내세울 때에 비해 제작비가 줄어든다.

한 방송 관계자는 "연예인은 섭외도 어렵고, 최근에는 관찰 예능이 많아지면서 중복되는 경우도 생기는데 외국인은 그럴 위험도 없고 출연료도 거의 들지 않아 당분간은 외국인 관찰 예능이 더 많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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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관심있는 외국인 많아"…"다양화가 관건"

외국인 관광객이 스타의 집에 홈스테이하는 '서울메이트'는 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해 출연자를 모집한다. K팝의 인기를 타고 출연 희망자는 몰린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 사는 친구를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인공이다. 이 경우는 '한국어를 잘하고 한국에 사는 외국인'을 섭외하는 게 우선이다. 주로 '비정상회담' 등을 통해 시청자에게 알려진 외국인이 출연했다. 그가 고향 친구들을 초대하면 프로그램이 출발한다.

지난 24일 첫선을 보인 '친절한 기사단'은 아예 인천공항으로 나가 즉석에서 출연자를 섭외한다. 촬영하는 대신 숙소까지 이동편을 제공하고 일정도 함께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호객'을 한다. 첫회에서는 한국 여성과 결혼을 앞둔 태국인 남성 가족과 방탄소년단에 푹 빠진 호주 관광객이 출연에 응했다.

아무래도 현장 즉석 섭외다 보니 실패율이 높았다.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대며 섭외를 하니 대다수가 거절했다. 하지만 극적으로 섭외에 성공한 경우는 적극적으로 관찰 카메라에 응해 '각본 없는 드라마'의 묘미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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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에서는 외국인 출연자의 다양화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잘생긴 백인 남성'이 나와야 시청률이 높다는 '편견'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서울메이트'의 박상혁 PD는 "출연진의 다양화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박 PD는 "사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남성 출연자들이 재미있다. 철없는 짓도 많이 하고 망가지는 데도 스스럼이 없기 때문"이라며 "또 외국인 관찰예능 프로그램의 시청자들이 주로 여성들이라 남성 출연진이 나오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제작진의 안일한 태도이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외국인 관찰 예능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박 PD는 지적했다.

그는 "'서울메이트'에서 다양한 연령, 인종의 여성 출연진을 조명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며 "제작진부터가 다양한 출연진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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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적 충돌과 스토리를 끄집어내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을 처음 찾는 외국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순간순간 겪는 문화적 충격과 충돌에서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 대한 정보나 관심도 사실상 없었던 이들이 여기저기를 자기들끼리 다니면서 좌충우돌하는 모습, 그 가운데서 뜻하지 않은 감동과 기쁨을 누리는 모습이 시선을 끈다. 우리의 모습과 문화를 외국인들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경험하는지가 신선한 재미를 준다.

이와 달리 '서울메이트'는 기본적으로 한국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이 출연 신청을 해 출발지점이 다르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는 외국인 출연자와 홈스테이를 제공하는 연예인의 교감이 중요하다.

'서울메이트'의 박상혁 PD는 "시청자들은 단순히 외국인이 출연한다고 보는 게 아니다. 외국인과 한국인, 한국문화의 교감과 '케미'를 보고 싶은 것"이라며 "결국은 스토리를 끄집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메이트'의 김숙이 프랑스와 핀란드에서 온 여성 관광객들과 잇따라 편안하면서도 꽉 찬 조화를 이룬 것이 대표적인 예. '잘생긴 백인 남성'이 나오지 않아도 '걸 크러시' 매력과 친절함으로 무장한 김숙의 홈스테이는 내내 재미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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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기사단'은 외국인 손님들의 하루를 에스코트하며 그들이 한국을 찾은 이유, 한국과의 특별한 사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에스코트하는 이들이 연예인이라는 점도 방점이다. '서울메이트'처럼 스타를 한 축으로 내세워 스타가 '호스트'로서 손님을 접대하는 모습을 조명하며 인간적인 스토리를 끌어낸다.

출연자의 태도도 중요한 요소다. 거침없이 상승세를 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유일하게 삐끗했던 경우가 러시아 편이었는데, 출연진의 캐릭터와 여행하는 태도가 논란을 일으키면서 다른 편에 비해 호응이 약했다. 반면 독일 편은 출연진의 진실하고 진지한 태도, 핀란드 편은 출연진의 순박하고 순수한 태도가 열광적인 반응을 낳았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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