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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평창올림픽, 북한보다 우리가 더 이용하면 된다"(종합)

송고시간2018-01-30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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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정치대학 초청 특강

"북한이 체제 강화에 이용할 수 있으나 남북신뢰 구축 위해서라면 해볼 만"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명예교수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명예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명예교수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북한의 행동과 태도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충분히 시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정인 특보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제대학원(PSIA) 초청특강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한국으로부터 경제적 양보를 끌어내고 대외적으로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와 더불어 북한의 국내 정치적 목적도 있다"면서 "한국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지뢰(위험요소)가 많지만, 외교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 교류를 늘리고 신뢰를 구축하려고 한다. 북한이 정상국가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평창올림픽이 북한의 체제안보를 위한 정치게임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북한이) 그렇게 하고 싶다면 그리하게 두면 된다. 우리가 더 크게 이 기회를 이용하면 된다"면서 "그동안의 제로섬 게임이 아닌 양쪽의 '윈윈'(win-win)을 통해 긍정적 모멘텀을 창출하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이어 "한국의 보수 야당들이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부르면서 집중포화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북한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문제에 대해 한국의 많은 젊은이가 반대했다는 한 학생의 지적에 대해선 "한국의 여론은 양분됐다. 젊은 층에서 단일팀 반대가 많았는데 그래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기도 했다"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계층에서는 지지의견이 많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단일팀이) 도박이었지만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특보는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남북과 북·미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올림픽이 끝난 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재개되면 북한이 또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그런 긴장을 어떻게 다뤄 나갈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아울러 한국 정부의 미국 정계와 여론주도층에 대한 설득 노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 밖으로 남북의 대화노력을 전격 인정하고 지지의사를 표명했지만, 미국 정가 분위기는 좀 다르다"면서 "북한의 평화공세가 한·미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책략이며 평창올림픽이 김정은 체제의 정당성을 대내외에 강조하려는 시도라는 미국의 인식을 한국 정부가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일단 기다려보자'는 것"이라고 분석한 그는 "문 대통령의 남북대화 노력이 실패하면 미국은 강경한 태도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며 "북한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상국가로 대접받으려면 정상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문 특보는 끝으로 "평화 없이 번영은 없다고 생각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는다. 나는 낙관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여러 도전 속에서도 한국 정부와 문 대통령이 이런 문제들을 신중히 잘 다뤄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이날 강연에 앞서 발언의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대통령 특보이기는 하지만 오늘 강연과 질의·응답은 개인 자격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yonglae@yna.co.kr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특강 중 학생의 질문 받는 문정인 특보(단상 왼쪽)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특강 중 학생의 질문 받는 문정인 특보(단상 왼쪽)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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