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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늘] 더 참혹하기 어려운…반복되는 오열

송고시간2018-02-1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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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에는 이런 일이

불타버린 전동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불타버린 전동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참혹'과 '참사'.

되도록 사용하지 말아야 할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식상한 글자가 됐습니다. 하지만 2003년 2월 18일 발생한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은 이 두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초대형 비극이었습니다.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화재(1보)-대구 지하철 방화 100여 명 부상(속보)-대구 지하철 객차서 사체 100여 구 발견(긴급)-대구 지하철 참사로 눈물바다-사고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으로 참사 소식은 급박하게 이어졌습니다.

연기 뒤덮인 중앙로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기 뒤덮인 중앙로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전 10시 16분께 처음 알려진 사고 소식은 온종일 비극의 크기를 더해가며 속보를 쏟아냈으며, 일주일 이상 신문과 방송 뉴스의 머리기사에 오르며 허탈과 눈물과 분노를 전해줬습니다. 지금도 그 상흔이 남아 있습니다.

불타버린 전동차 내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불타버린 전동차 내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 지하철 참사는 역대 세계 지하철 사고 중 사망자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사고였습니다. 최악의 지하철 참사는 1995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지하철 객차가 터널 구간에 진입한 직후 전기합선 화재가 발생해 289명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감식 위해 대기 중인 불탄 전동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감식 위해 대기 중인 불탄 전동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1995년 4월 28일에는 한창 건설 중이던 대구 지하철 공사장에서 가스 폭발로 100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터라 대구 지하철은 당시 '참사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썼습니다.

중앙로역 희생자 추모 헌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앙로역 희생자 추모 헌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어이없는 사건은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한 50대 남자가 객차 내에서 휘발유로 방화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불이 붙은 전동차 기관사는 화재 사실을 알고 난 뒤 보고도 하지 않은 채 도망치다시피 대피했고, 뒤늦게 이를 안 종합사령실은 미온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키웠습니다. 다른 열차 운행 정지, 다른 승객 긴급 대피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 사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 사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체된 사이 맞은 편에 오던 다른 전동차에도 불이 옮겨붙었고, 삽시간에 중앙로역 전체로 화재가 번졌습니다. 역 내 화재로 전력은 차단돼 출입문이 자동 폐쇄됐으며, 유독가스는 더 많은 사람을 덮쳤습니다.

오열하는 유족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열하는 유족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망자 수만 197명이었습니다. 6량짜리 1079호와 1080호 열차가 전부 타버렸습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정부 차원의 긴급 지원ㆍ복구가 진행됐습니다.

지하철은 수많은 시민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고 10월 말 운행이 재개됐으며, 중앙로역은 12월 마지막 날 정상화됐습니다.

12월 31일 정상화된 중앙로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12월 31일 정상화된 중앙로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시 전동차 내부의 바닥, 좌석, 광고판 등의 내장재는 인체에 유해한 가스와 매연을 다량 생성시키는 재질이었습니다. 대구 참사를 계기로 전국의 모든 전동차 내장재는 교체되기 시작했습니다.

대구시는 이 사건을 교훈 삼아 2008년 12월 대구 시민안전테마파크를 건립했습니다. 안전체험관에서 사고 당시 부족했던 점을 돌아보고 안전의식을 고취하는 일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절실한 교훈이 됩니다.

대구 시민안전테마파크 내 추모비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 시민안전테마파크 내 추모비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이 사고 15년이 지난 지금에도 '참사 소식'은 끊이지 않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여전히 '사고 공화국'입니다.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나 금전적인 이익은 뒤로하고 습관처럼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사고 이튿날 평창 동계체전에서 개회식에서 묵념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고 이튿날 평창 동계체전에서 개회식에서 묵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교육이고 투자입니다. 전국민적으로 함양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시스템이 '안전과 사람 중심'으로 구축됩니다. 조금의 불편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항의하고 질책하면 안전은 우리 곁에서 점점 멀어집니다.

doh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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