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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U와 관세동맹 협상 검토…'무늬만 브렉시트' 기웃

송고시간2018-02-0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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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부문 관세동맹 남되 서비스 부문 독립성 추구

관세동맹 떠나겠다는 기존입장과 달라…친브렉시트 세력 반발 가능성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와 관련해 상품 무역에 한정해 EU 관세동맹에 남기 위한 협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방안이 성사되면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 경제의 손실을 줄일 수 있으며, 특히 영국 기업들이 EU와의 무역 과정에서 통관 절차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러나 테리사 메이 총리가 그동안 EU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에서 떠나겠다고 수차례 밝혀온 만큼 친 브렉시트 세력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U 주요국들은 영국의 '체리피킹'(좋은 조건만 골라 취하는 행위)을 용납할 수 없다며 관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에 합당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관세동맹을 일부 유지하는 대가로 애초 브렉시트의 대의로 제시된 국경통제, 사법권 완전환수 등 주권 회복이 제약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드 브렉시트' 천명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하드 브렉시트' 천명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FT는 3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다는 이 같은 관세동맹 잔류책을 보도했다.

메이 총리에 가까운 정부의 한 관계자는 2019년 3월부터 약 2년으로 예상되는 브렉시트 전환기간이 끝난 뒤 효력을 발휘하는 관세동맹 방안을 옵션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상품 부문에서는 관세동맹을 유지하고, 서비스 무역에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 그렉 클라크 기업부 장관 등도 브렉시트 이후 관세 측면에서는 EU와 긴밀한 관계를 갖는 것에 우호적이라고 FT는 밝혔다.

필립 해먼드 英 재무장관 [EPA=연합뉴스]
필립 해먼드 英 재무장관 [EPA=연합뉴스]

총리실은 그러나 보수당 내 브렉시트 지지세력에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이 같은 관세동맹 방안은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영국이 EU와 관세동맹을 유지하더라도 EU가 다른 나라와 맺고 있는 무역협정에서는 제외된다.

이에 따라 영국은 EU 외 국가들과 독자적 무역협정 체결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EU 외 국가 입장에서는 EU를 통해 영국 상품 시장에서 접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영국과 별도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데 따른 이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 자국 경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에 특화된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는 있지만, 서비스만 따로 떼어낸 무역협정은 그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기대하기 쉽지 않다.

일단 영국산업연맹(CBI) 내 고용주 연합은 이 같은 관세동맹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영국은 국경 지역에서의 관료적 절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EU의 역외공동관세 혜택을 유지할 수 있다.

통관 절차에 있어서도 부담을 대폭 덜 수 있지만 영국이 EU 단일시장 규정에 따른 공통의 규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영국에서 EU로 수입되는 민감한 품목들은 규제 기준을 충족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관세동맹 방안은 EU 측에서도 손해를 볼 것이 없는 만큼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2016년 기준으로 서비스 부문에서 140억파운드(한화 약 21조4천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상품 무역에서는 960억파운드(약 147조원) 적자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조지 오스본 전 영국 재무장관은 "총합 측면에서 비교가 안된다"면서 메이 총리에게 관세동맹에 남을 것을 촉구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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