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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나'부터 '코코'까지…한반도 상륙한 라틴 열풍

송고시간2018-02-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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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문화와 심리적 거리감 줄어든 덕분"

카밀라 카베요
카밀라 카베요

[소니뮤직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하바나 온난화' 많이 사랑해주세요!"

최근 페이스북에 한글로 이 깜찍한 인사를 남긴 건 지금 미국에서 가장 '핫'한 팝스타 카밀라 카베요(21·Camila Cabello)다.

히트곡 '하바나'(Havana)의 가사 중 '하바나 우나나'(Havana ooh na na)를 들리는 대로 쓴 것인데, 그럴만 한 사연이 있다. K팝에 밀려 외국곡은 힘을 못 쓰는 한국에 '하바나'가 태풍을 몰고 온 것.

지난해 9월 공개된 '하바나'는 12월 10일 벅스뮤직에서 자이언티, 나얼의 신곡을 제치고 종합차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지금까지도 멜론 등 음원 사이트 팝차트 정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바나'는 남미 정서가 분명한 노래다. 라틴풍 피아노 리프와 애수 넘치는 트럼펫이 뜨겁게 흐른다. 멕시코인 어머니와 쿠바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자란 카베요는 이 열정적인 노래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카밀라 카베요
카밀라 카베요

[소니뮤직 제공]

'하바나 열풍'이 분 데는 '데스파시토'(Despacito)도 한몫을 했다.

푸에르토리코 가수 루이스 폰시(40·Luis Fonsi)와 대디 양키(41·Daddy Yankee)가 부른 '데스파시토'는 작년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16주간 1위를 차지했다. 역대 유튜브 조회수 1위이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기록도 가뿐하게 눌렀으며, 10일 현재 유튜브 48억뷰를 돌파했다.

생소한 스페인어 가사를 우리말로 해석한 버전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한국 가수 제이플라(J.Fla)가 이 노래를 편곡해 부른 버전도 1억뷰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처럼 라틴팝이 사랑받은 건 1996년 스페인 남성 듀오 '로스 델 리오'(Los del Rio)의 댄스곡 '마카레나'(Macarena) 이후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미 어워즈에서 '데스파시토' 열창하는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
그래미 어워즈에서 '데스파시토' 열창하는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영화계에서도 라틴 열풍은 심상치 않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코코'가 그 주인공. 지난달 11일 개봉한 코코는 이달 초 관객 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코코'는 뮤지션을 꿈꾸는 멕시코 소년 미구엘이 우연히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가게 되면서 펼쳐지는 모험 이야기다. 남미 정서가 낯설지 않겠냐는 우려는 기우였다. 가족을 중시하고 조상을 기리는 이야기에 우리 관객들은 눈물을 쏟았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코코'의 한 장면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코코'의 한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스페인어권과 심리적 거리감이 줄어든 점을 라틴 콘텐츠 인기의 배경으로 꼽는다.

미수교국인 쿠바를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이 지난해 1만여 명에 달한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국제적인 인기를 견인한 건 히스패닉계 밀레니얼 세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한국과 중남미가 서로의 문화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외대 중남미연구소장 정경원 교수는 "열정적이고 격렬한 중남미 문화가 한국 정서와 맞닿는 부분이 많다"며 "중남미 원주민의 전통음악도 국악처럼 5음계를 기반으로 하는데, 알게 모르게 두 문화가 어우러지는 접착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정 교수는 "미국, 유럽 문화에 친숙해져 새로운 것을 원하는 한국 젊은이들이 라틴 콘텐츠를 신선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코코'

[연합뉴스 자료사진]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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