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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중계 보려고 직장서 눈치작전…'직관' 관객은 숙소예약 '광클'

송고시간2018-02-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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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지인들과 보겠다는 계획도…개막식 당시 배달 음식 주문 5% 늘어

[올림픽] '유빈아 힘내!'
[올림픽] '유빈아 힘내!'

이달 1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심석희(3)가 이유빈(129)을 푸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평창올림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낮에 회사에서 몰래 경기를 시청하거나, 평소보다 늦게 잠자리에 들면서 밤늦게까지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는 겨울스포츠 팬들이 늘고 있다.

미리 티켓을 구매하는 데 성공한 일부 시민들은 기쁜 마음으로 '직관(현장관람)'을 가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TV 중계를 통해 올림픽 경기를 즐기고 있다.

직장인 김모(32·여)씨는 "두 달 전 스피드스케이팅 매스 스타트 표를 거금 25만원을 주고 샀다"며 "비싸지만 언제 또 이런 세계적인 행사를 두 눈으로 직접 보겠나 싶어서 과감히 결정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김씨는 "경기 표를 구한 뒤에도 교통편과 숙박을 예약하느라 다시 '광클(컴퓨터 마우스 버튼을 빠르게 연속해서 누른다는 뜻)'을 해야 했다"며 "이왕 가는 김에 콧바람도 쐬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 오려 한다"고 말했다.

직관 대신 중계방송을 택한 사람들은 오전에는 직장에서 눈치작전을 벌이고 저녁에는 잠을 줄여 가며 경기를 지켜본다.

'스포츠 마니아'를 자부하는 박모(32)씨는 회사 책상 위에 거울을 놓아뒀다. 업무 중간중간 짬을 내 중계를 보려면 '백미러'로 주변 동향을 잘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스키, 스노보드 등 좋아하는 종목은 예선 경기도 챙겨 보고 싶은데 회사에서 보다가 걸리면 큰일"이라면서 "거울로 주변을 살핀 뒤 뉴스나 영상을 보려고 한다"면서 웃었다.

15년째 스노보드를 타는 양모(32)씨는 스노보드 경기만큼은 꼭 챙겨 보려 한다. 양씨는 "스노보드 경기는 주로 오전에 열려 근무 중에 스마트폰으로 몰래 본다"며 "해설을 듣고 기술 이름도 익히고 싶지만 하릴없이 눈으로만 본다"고 아쉬워했다.

직장인 김모(32)씨도 "겨울스포츠 강국인 미국이나 캐나다는 예선 경기 수준도 높다"며 "소리는 못 듣겠지만, 중계 사이트 생방송을 틀어놓고 업무 중에 가끔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

[올림픽] 권선우의 2차 비행
[올림픽] 권선우의 2차 비행

(평창=연합뉴스) 조현후 인턴기자 = 12일 오후 강원 평창군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예선 2차시기에서 공중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8.2.12
who@yna.co.kr

이모(31·여)씨는 "평창올림픽에 원래 관심이 없었는데 여자 쇼트트랙 계주를 무척 재미있게 봐서 쇼트트랙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쇼트트랙 경기가 오후 7시 넘어 열리는 만큼 반드시 집에 일찍 들어가 맥주를 마시면서 경기를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사 졸업 예정자로 기업체에서 인턴을 하는 이모(31)씨는 "스포츠 관람을 무척 좋아하지만, 회사생활을 한 지 얼마 안 돼 '직관(현장관람)'은 포기했다"며 "주요 경기가 저녁 늦게 있어 퇴근하면서 이동 중에 경기를 보면 집중이 안 될 것 같아 아예 회사에 남아서 중계를 본다"고 말했다.

야식을 시켜먹으며 경기를 보는 사람들도 늘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신모(35)씨는 "지난주에 치킨을 먹으며 개막식을 보려 했지만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7시에 주문한 치킨이 오후 9시까지 도착하지 않아 역시 다들 치킨과 함께 개막식을 보는구나 싶었다"며 "알고 보니 아르바이트하는 분이 우리 집 주소를 잘못 적어 생긴 해프닝이었다"고 말했다.

배달 음식 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9일 올림픽 개막식 당시 배달 주문량은 1주일 전과 견줘 5%가량 증가했다.

과거 월드컵이나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경기 때 20∼30%씩 주문이 늘어난 것보다는 증가 폭이 작지만, 개막식에 쏠린 관심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주문 건수는 날씨 등 영향도 많이 받으므로 올림픽 개막식 영향으로 주문량이 늘었는지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금메달 목에 건 임효준
[올림픽] 금메달 목에 건 임효준

(평창=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임효준이 11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손을 흔들고 있다. 2018.2.11
kane@yna.co.kr

평창올림픽 기간이 설 연휴와 겹치자 올림픽 경기와 함께 연휴를 보내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서모(32)씨는 설 연휴에 전국을 여행하며 지인들과 TV로 올림픽 경기를 보기로 했다. 연휴가 시작하는 13일에는 부산으로 가서 친구들과 함께 회를 먹으며 경기를 보고, 14∼15일에는 경기도 펜션에서 여자친구와 경기를 볼 계획이다.

인기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누리꾼들이 특정 경기를 함께 시청하면서 댓글로 응원과 감상을 주고받는 이른바 '중계 글'에 댓글이 수십∼수백개 달렸다.

이들은 단순 응원부터 세세한 경기 분석까지 다양한 댓글을 달며 평소 이용하던 커뮤니티 회원들과 함께 올림픽 경기를 즐겼다.

학원 수업이나 아르바이트 중에 스마트폰으로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는 방법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하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에는 '직관'(현장관람) 후기들이 속속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여자 프리스타일 모굴을 직관했는데 기대보다 재미있었지만 좀 추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터넷 방송 서비스에서도 올림픽에 대한 열기는 뜨거웠다. 사람들은 포털 사이트나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를 찾아 주요 경기 영상을 봤고 실시간 댓글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특히 경기 초반 넘어지고도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한 여자 쇼트트랙 3천m 경기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200만 회를 훌쩍 넘겼고, 누리꾼들은 '멋있다', '소름 돋았다' 등의 응원 글을 남겼다.

인터넷 방송으로 개막식을 봤다는 한모(27)씨는 "집에서 TV를 볼 수도 있지만 실시간으로 댓글을 나누는 게 훨씬 재밌다"면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중계를 듣는 것도 하나의 묘미"라고 설명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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