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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가정폭력' 전 비서관 부인들, 잇따라 학대경험 폭로

송고시간2018-02-1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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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부인도 언론에 기고글…가정폭력 피해자에 관심 촉구


둘째 부인도 언론에 기고글…가정폭력 피해자에 관심 촉구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롭 포터(40) 전 백악관 선임비서관이 가정폭력 의혹으로 사임한 가운데 첫째 부인에 이어 둘째 부인도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고 가정폭력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포터의 전 부인인 제니 윌러비는 14일 미 NBC 방송 온라인판에 기고한 글에서 "내 이야기로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돼 기쁘지만 동시에 일부에게는 여전히 익명의 의견란이 유일하게 안전한 공간이라는 점이 가슴 아프다"면서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여전히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남편의 손아귀에서 모욕과 명예훼손을 당하던 때를 돌이켜보면 부끄럽다"며 "체면을 지키려고 거짓말을 하고 모든 일이 괜찮은 척 위장했지만 수치심을 느꼈으며, 내가 당한 테러와 공격의 작은 행동들은 생각하면 망신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뒀다는 점에서 치욕은 내 몫인 것 같았고, 그가 그런 행동을 한 것도 내 책임 같았다"고 당시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밝혔다.

그는 "학대가 그렇듯 나도 내 책임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전 남편)는 내 현실과 지능에 대해 수차례 의문을 제기해 나조차도 그의 주장처럼 내가 미쳤는지 불분명했다. 또 방어 차원에서 소리를 지르고 대들 때면 진짜 내가 분노(조절) 문제가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폭력 피해를 마치 난로 위에 얹어둔 냄비에 손을 넣고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행동에 비유했다. 물이 데일 만큼 뜨거워졌을 때는 이미 그 온도에 익숙해져 위험한지도 모른다는 점에서다.

그러면서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자신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전 남편은 자신을 가리켜 감정적이며 자신의 삶을 망치는 존재라고 소리를 질렀고, 자신은 화장실 바닥에 누워 울면서 멈춰달라고 빌면서 자살 계획을 세운 적이 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 순간에는 이 끝없는 모욕과 혼란, 고립을 끝내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느꼈으며 거기에는 내 인생은 물론 아직 태어나지 못한 아이의 생명도 포함돼 있었다"며 "폭력은 바로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한다"고 강조했다.

지니 윌러비 [지니 윌러비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지니 윌러비 [지니 윌러비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그는 가정폭력이 생각보다 만연하고 심각하다며 "할리우드나 언론은 가정폭력을 선정적으로 다루지 말아야 하며 학교나 직장에서는 폭력에 대한 논의를 계속 해야 한다. 또 신속하고 정당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폭력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왜 우리 문화가 폭력을 계속해서 용인하는지에 대한 공개적이고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누군가가 이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면 누구나 그럴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윌러비는 포터 전 비서관의 가정폭력 의혹의 피해 당사자로 지목된 두명의 여성 중 한명이다. 앞서 포터 전 비서관의 첫번째 부인이었던 콜비 홀더니스는 전날 워싱턴포스트에 가정학대의 심각성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백악관은 뭐했나" 전처폭행 비서관 사퇴 파문 확산
"백악관은 뭐했나" 전처폭행 비서관 사퇴 파문 확산

(워싱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망이 두터운 롭 포터 백악관 선임비서관이 7일(현지시간) 과거 전처 2명을 폭행했다는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른 파문이 커지자 사퇴한 데 이어, 이제는 백악관의 '위기관리'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며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데일리메일의 지난 1일 관련 보도 이후 백악관의 수수방관과 포터 비서관에 대한 당국의 부실한 검증, 사후 대처 방식 등을 놓고 언론이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일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모습을 나타낸 포터 비서관.
lkm@yna.co.kr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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