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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대치' 중국·인도, 이번엔 영상 선전물 놓고 충돌

송고시간2018-02-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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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권용 기자 = 중국 관영 언론이 지난해 73일간 이어진 인도와의 무장대치 사태와 관련해 인도를 비난하는 내용의 영상 선전물을 방영해 인도 측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양국의 이번 갈등은 신화통신이 지난 15일 중국·인도의 국경대치를 다룬 외국인 전용 토크쇼 '더 스파크'에 시크교도의 터번을 쓰고 인도 말씨를 흉내 내는 중국인 배우를 등장시키면서 촉발됐다.

문제의 영상이 공개되자 인도, 특히 시크교도 사이에서 당혹감과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고 BBC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인도의 7가지 죄목'이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스타 여성 진행자 디어 왕이 히말리야 산악지대 도클람에서의 양국 국경분쟁과 관련해 인도에 대한 중국 측의 불만을 열거하는 내용이 담겼다.

왕은 영상물에서 유쾌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인도가 "국제법을 짓밟고 불법적인 행위를 미화하기 위해 갖가지 구실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크쇼는 그녀가 진행하고 중국인 배우가 터번과 선글라스를 쓰고 어색한 턱수염을 한 '인도인'으로 분장해 내뱉는 말을 중간에 끼워 넣는 식으로 진행됐다.

중국인 배우는 사전에 녹음된 웃음소리를 배경으로 머리를 흔들면서 과장된 인도 악센트로 말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부탄인 역을 맡은 다른 배우를 향해 가위를 겨누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인도가 '부탄'을 괴롭히고 있다는 중국인들의 인식을 반영하기도 했다.

이번 온라인 토크쇼는 중국인들의 시각에서 국내외 주요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위한 외국인 전용 프로그램으로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앞서 선보인 다른 영상물 역시 국경대치 등 중국과 인도 관계는 물론 중국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다루긴 했지만 진지한 논조로 짜여졌다.

이에 대해 인도 언론과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은 인종차별적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인도 유력 일간지 힌두스탄 타임스는 신화통신이 "소수파인 시크교도를 겨냥해 인도인들을 패러디한 인종차별적인 영상물을 내보냈다"고 비난했다.

뉴스포털 '더 퀸트' 역시 중국과 국경대치 사태를 빚은 인도를 향해 공격적인 언사를 쏟아내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비판했고, 인디아투데이 역시 중국 언론들이 인도를 조롱하는 데서 한 발 더 나갔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영국에 본부를 둔 시크언론협회는 시크교도가 인도 전체 인구의 2%를 밑도는 소수라면서 중국 언론이 인도를 겨냥한 국가 선전물에 시크교도 특징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21세기에 터번을 쓰고 인도 말씨를 조롱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소셜 미디어 이용자는 "신화통신은 선전도 부족해 이제는 인도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영상물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런 선전물이 국영 언론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이 주장하는 히말라야 도카라 국경 경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화면캡처]
중국이 주장하는 히말라야 도카라 국경 경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화면캡처]

kk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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