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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인, 관료 공개비판…"약속 안지키고 책임만 회피"

송고시간2018-02-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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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기업 황밍그룹 회장,산둥성 더저우시 서기에 직격탄

중국 지방정부의 관료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한 황밍 회장
중국 지방정부의 관료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한 황밍 회장

[홍콩 명보 캡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올해 들어 중국 지방정부 관료의 횡포를 견디지 못한 기업인의 공개비판이 잇따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가 21일 보도했다.

중국 산둥(山東)성의 태양광 기업인 황밍(皇明)그룹 황밍(黃鳴) 회장은 지난 14일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해 산둥성 더저우(德州)시 천융(陳庸) 공산당 서기를 비판했다.

황 회장은 천 서기를 겨냥해 "게으르고 직무를 유기하고 있으며,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황 회장은 더저우에서 태양광 도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를 보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대안 노벨상으로 불리는 '바른 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s)'을 수상한 유명 기업인이다.

황밍 그룹은 2010년 더저우시에서 개최한 '세계 태양광 도시 대회'를 앞두고 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주 회의장, 부대시설 등을 세우고, 인근 촌락을 태양광 도시로 재개발했다.

여기에 쏟아부은 돈은 30억 위안(약 5천100억원)에 달했으며, 황밍 그룹은 은행에서 20억 위안(약 3천400억원)의 대출까지 받아야 했다. 당시 더저우시 정부는 인근 토지로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더저우 시 정부는 토지 보상은커녕, 황밍 그룹을 인수하고자 황 회장에게 사퇴 압박까지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20여 차례나 천 서기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부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황 회장의 공개비판으로 논란이 커지자 더저우 시 정부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서 "이 문제를 고도로 중시해 책임자들이 황 회장을 만났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해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업인이 지방정부의 관료주의를 공개 비판한 것은 올해 들어서 벌써 두 번째다.

올해 초에는 중국 최초의 신용평가사인 중청신(中誠信) 그룹 마오전화(毛振華) 회장이 헤이룽장(黑龍江)성 야부리(亞布力) 스키 리조트 관리위원회의 토지 무단 점유를 고발하는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렸다.

이에 헤이룽장성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서 책임자를 처벌하기로 했다.

중국 정치평론가 후싱더우(胡星斗)는 "지방관료들은 자신들이 처벌받지 않으리라고 여겨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때는 온라인 공개비판을 통해 중앙 정부가 이러한 문제를 알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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