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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박윤정-한나 자매의 영화 같은 스토리, 대관식으로 해피엔딩

송고시간2018-02-2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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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생 한나 "금메달 기쁨, 언니하고만 나누고 싶어"

[올림픽] 환호하는 박윤정 가족
[올림픽] 환호하는 박윤정 가족

(강릉=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 미국 대 캐나다의 경기. 미국이 캐나다에 가까스로 승리하자 국가대표팀 박윤정의 가족이 기뻐하고 있다. 2018.2.22
vodcast@yna.co.kr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박윤정(26·미국명 마리사 브랜트)-한나 브랜트(25) 자매의 영화 같은 스토리는 전 세계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한국에서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된 박윤정은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수비수로, 피 한 방울 안 섞인 동생 한나는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공격수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를 함께 밟았다.

언니가 한반도기, 동생은 성조기를 달고서 서로 다른 국가를 대표해 이번 대회 여자 아이스하키를 수놓은 자매의 특별한 스토리에 이제 왕관까지 씌워졌다.

미국은 22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캐나다를 승부치기(승부샷)까지 가는 혈전 끝에 3-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나는 결승전까지 포함해 5경기에서 20명의 스케이터 중 8번째로 긴 출전 시간(90분 49초)을 소화하며 1골 1어시스트 활약으로 미국의 20년 만의 정상 등극에 힘을 보탰다.

한나는 아이스하키 명문인 미네소타대 2학년 시절,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박윤정은 그때 동생이 집으로 돌아와 펑펑 울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그런 아픔을 겪었기에 한나에게는 더욱 값진 금메달이었다.

그레고리(63)-로빈 브랜트(61) 부부는 박윤정 입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나를 임신한 것을 알았으나 입양을 그대로 진행했다.

부부는 박윤정과 한나를 쌍둥이처럼 차별 없이 키웠다. 자매는 춤, 피겨스케이팅, 체조에 이어 아이스하키까지 함께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북미 여자 아이스하키 2부리그에 속한 구스타부스 아돌프스대학에서 4년 내내 선수로 뛴 박윤정은 한국대표팀 제의를 받았고, 2016년 국적을 회복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동생인 한나가 평창올림픽 미국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에 선발되면서 자매는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단일팀이 조별리그에서 일찍 탈락했기에 자매가 적으로 만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박윤정도 지난 14일 일본전에서 랜디 희수 그리핀의 역사적인 단일팀 첫 골을 어시스트하며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겼다.

박윤정은 동생을 위해 기도했다. 박윤정은 이날 결승전 직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여동생, 행운을 빈다. 금메달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응원했다.

한나는 언니의 바람처럼 캐나다의 독주를 끝내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나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서 정말로 기분이 좋다"며 "오늘 우리는 승리하고자 했고, 비로소 캐나다를 꺾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언니를 잊지 않았다. 그는 "관중석에 자리 잡은 언니가 보여서 재미있었다"며 "이 기쁨을 언니를 제외하고는 다른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다"고 했다.

[올림픽] 동생 우승 축하하는 박윤정
[올림픽] 동생 우승 축하하는 박윤정

(강릉=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 미국 대 캐나다의 경기. 박윤정이 동생인 한나 브랜트의 우승을 축하하고 있다. 2018.2.22
vodcast@yna.co.kr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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