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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심리상담에 스님들 위로까지…빙속 김보름의 '은빛 사투'

송고시간2018-02-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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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논란' 이후 선수촌 방문 걸어 잠가…식사도 동료들이 가져다줘

[올림픽] 김보름 은메달, 멈추지 않는 눈물
[올림픽] 김보름 은메달, 멈추지 않는 눈물

(강릉=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의 김보름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2.24
yatoya@yna.co.kr

(강릉=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김보름이 선수촌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았어요. 너무 상심했던 거죠."

하루아침에 모든 사람이 자신에 매서운 '비난의 칼'을 던진다면 어떤 심정일까. 그것도 4년을 준비한 올림픽 무대를 앞두고 벌어진 상황이라면 대부분 그대로 주저앉아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보름(강원도청)은 힘겹게 이겨내고 여자 매스스타트 초대 은메달리스트의 영광을 차지했다.

지난 24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을 앞두고 어두운 표정의 김보름이 출발선에 섰다. 16바퀴를 도는 레이스에서 김보름은 막판 불꽃 스퍼트로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자신의 올림픽 무대 첫 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김보름은 웃지 못했다. 오히려 터져 나온 눈물을 참지 못했고, 링크에 태극기를 놓고 관중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은메달을 땄는데도 시상식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고, 결국 인터뷰에서도 "떠오르는 말이 죄송하다는 말밖에 없다. 다른 말은 못할 것 같다"라고 눈물을 지었다.

19일 펼쳐진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불거진 '왕따 주행' 이어 인터뷰 자세까지 논란에 휩싸이며 김보름은 하루아침에 '악플의 표적'이 됐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악플 비수'를 맞은 김보름은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워 선수촌에서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았다. 제대로 먹지 못하는 김보름이 걱정된 동료들은 식사를 가져다주며 묵묵히 위로해줬다.

[올림픽] 김보름, 국민에게 큰절
[올림픽] 김보름, 국민에게 큰절

(강릉=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김보름이 은메달을 획득한 뒤 큰절을 하고 있다. 2018.2.24
utzza@yna.co.kr

선수뿐만 아니라 선수단도 도움을 줬다. 심리상담 전문가가 22일 선수촌을 방문해 김보름과 대화를 나누며 마음의 고통을 덜어내 줬다.

23일에는 체육인 전법단 스님들이 선수촌을 찾아 불교 신자인 김보름을 위해 기도를 해줬다. 전법단 스님은 "악플을 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묵묵히 응원하는 사람도 많으니 연연하지 말라"며 위로해줬다.

마침내 김보름은 24일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귀중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마음의 짐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다.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을 모두 마친 김보름은 '완전 휴식'을 선택했다. 김보름의 소속사 관계자는 "3월에 세계올라운드선수권대회가 있지만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그동안 마음의 고생이 심해서 3~4월에는 휴식하면서 다음 시즌 준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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