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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퇴장전말…"넌 해고야" 트윗 통보후 경질 전화한 트럼프(종합)

송고시간2018-03-1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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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트럼프" 없이 사퇴한 틸러슨…WP "트럼프, 마지막까지 틸러슨 모욕"

"아프리카 순방 중 켈리 비서실장 경질 예고했지만 시점 못박진 않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내가 사임할지 안 할지를 아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경질설을 일축하면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 말이다. 그동안 장관직 수행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던 틸러슨 장관이 13일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고 통지서'를 받아들었다.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던 1년여 미국 외교수장 직에 마침표를 찍고 퇴장한 것이다. 틸러슨 장관 입장에선 아프리카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이를 두고 미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진행했던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에서 남긴 유행어 "넌 해고야(You're fired)" 방식의 해임이 현실에서 실제상황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 등이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전 장관이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던 지난 9일 메신저인 존 켈리 비서실장을 시켜 경질을 통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켈리 비서실장은 구체적인 교체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다고 한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미언론이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틸러슨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통해 공개적으로 해고 통보장을 받은 꼴이 됐으며, 그마저도 경질 사유에 대해선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성명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스티브 골드스타인 국무차관마저 곧바로 파면됐다.

오후 2시를 넘겨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고별 기자회견에 나선 틸러슨 전 장관은 정오가 좀 지나서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원만하고 질서있는 이양'을 강조한 뒤 국무부와 국방부, 미국민 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WP와 의회전문매체 더 힐 등은 이에 대해 "틸러슨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만 감사를 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통화 사실을 언급할 때조차도 '미국의 대통령'이라고 했을 뿐, 회견 내내 '트럼프'라는 이름은 생략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또한, 러시아에 대해 '온건 노선'을 펴왔다는 지적을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 "러시아 정부의 골치 아픈 행동과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할 일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손을 번쩍 들어 인사를 한 뒤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 한 채 현장을 떠난 그의 퇴장으로 지난 13개월여간 이어져 온 두 사람의 '불편한 동거'도 막을 내렸다.

틸러슨 전 장관은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도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대해 강한 의욕을 내비쳤으나 결국 결실을 보지 못한 채 중도 하차하게 됐다.

WP는 사설에서 "틸러슨 전 장관이 국무장관으로서 아무리 이런저런 약점이 있었다고 해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그것도 트위터로 해고를 통보한 것은 그 무엇으로도 설명되질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의 순간까지 틸러슨 전 장관에게 모욕을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도하차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중도하차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아부자 AP=연합뉴스)
ymarshal@yna.co.kr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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