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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문화 부활하는 중국서 '족보 찾기' 유행

송고시간2018-03-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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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체제 안정 위해 유교문화 장려"

공자 후손들의 위패 (공묘- 공자사당)
공자 후손들의 위패 (공묘- 공자사당)

공묘는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둥성 취푸에 위치한 공자의 사당이다. (시몽포토에이전시=연합뉴스)
<저작권자 ⓒ 2012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개혁개방 이후 유교 문화가 부활한 중국에서 조상의 뿌리를 찾는 일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970년대 마오쩌둥(毛澤東) 집권 당시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몰아치던 시기에 족보는 봉건사회의 잔재로 여겨져 불태워졌고, 집안의 사당은 파괴됐다.

중국 산둥(山東) 성에서 활동하는 화가이자 공자의 78대 후손인 쿵웨이커는 "문화대혁명 시기 공자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학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며 "당시에는 정말이지 성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쿵웨이커는 요즘 자신이 공자의 후손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됐다.

개혁개방 이후 경제 성장과 함께 유교 문화가 부활하면서 족보를 다시 제작하는 등 자신의 뿌리 찾기에 나서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사회 통제를 부쩍 강화하면서 유교가 체제 안정에 유용한 사상으로 여겨지자, 중국 공산당이 족보 제작 등에 관대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기도 한 쿵웨이커는 "전문가들에 의뢰해 중국은 물론 해외의 공 씨 가문 후손까지 합쳐서 족보를 완성했다"며 "족보 덕분에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었고,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닷컴의 류창둥(劉强東)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지난 1월 공개적으로 자신의 뿌리 찾기 작업을 도와달라고 호소하면서 화제가 됐다.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이 그의 생각을 지지했다.

'포청천'으로 알려진 송나라 때 관리 바오정(包拯)의 35대 후손인 바오전톈은 "조상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조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항상 옳은 일을 하고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족보 복원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올해 70세인 우진룽은 "족보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옛날 기록이 사라져 100여 년 전의 가계도까지만 성공했다"며 "족보는 나의 뿌리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것인데 너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조상 찾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기도 한다.

송나라 때 대문호 쑤스(蘇軾)의 30대 후손인 쑤 씨는 "조상이 쑤스라고 해서 내 삶에 별다른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아버지가 조상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면 어머니는 이를 비웃곤 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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