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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집권연장에 유럽 반응 제각각…낙담·환호 교차

송고시간2018-03-2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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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집권 환영·러시아와 관계 개선해야" vs "함께할 수 없어"


"재집권 환영·러시아와 관계 개선해야" vs "함께할 수 없어"

대선 승리에 포효하는 푸틴
대선 승리에 포효하는 푸틴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기 연임을 확정하면서 유럽 정계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푸틴의 연임이 확정되자 중국을 비롯해 일본, 이란, 베네수엘라 등 먼 국가들에서는 즉각 축전을 보내거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을 주문했으나 정작 가까운 유럽의 반응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유럽 정계 일각에서는 푸틴의 연임을 계기로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다른 측에서는 푸틴이 서구 민주주의적 가치와 국제 규범에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멀어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최근 유럽 정계의 주류에 발을 들여놓은 일부 극우 정치세력은 대놓고 환호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푸틴의 연임을 바라보는 유럽 정계의 복잡한 심경은 이날 폴란드를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폴란드 정부 관계자들의 회동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폴란드 정부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러시아 정부에 가장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메르켈 총리는 푸틴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쏟아온 EU 정상 중 한 명이다.

폴란드는 발트해를 가로질러 독일과 유럽에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노드스트림2' 가스관 건설 공사를 취소할 것을 독일에 요구했다.

그러나 메르켈 정부 관계자들은 공사는 사적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법적으로 중단시킬 근거가 없다며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메르켈 총리 측은 관행에 따라 푸틴에 축전을 보내겠지만 여기에는 양국 관계가 직면한 "도전들"에 대한 충고성 조언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계에서도 반응은 엇갈려,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푸틴 정부와의 대화를 강하게 지지하지만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러시아 대선 결과가 공정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강제 병합한 크림 반도를 선거구에 포함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푸틴에 대한 반응이 복잡하기는 프랑스 정계도 마찬가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반(反) EU 포퓰리즘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푸틴에 좌절감을 안기더니 베르사유 궁으로 푸틴을 초청해 손을 내미는 듯했다.

그러나 푸틴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중단시키기 위한 마크롱의 압력 행사 요청을 묵살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냉각기로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과는 무관하게 마크롱은 오는 5월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하고 모스크바에서 푸틴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프랑스 우파 정치권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과거 러시아 정부를 존중해왔으며 그렇게 해야만 러시아 측이 반응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이처럼 유럽 각국이 푸틴의 연임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지만 최근 우파 성향 정권이 득세하는 이탈리아 정계에서만큼은 양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정계는 최근 총선에서 최대 정당으로 부상한 우파 성향의 오성운동과 친러시아 성향의 북부 극우당 동맹이 득세하면서 푸틴에 대체로 우호적이다.

반면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 각국은 러시아의 침략 위협을 우려하며 푸틴의 재집권에 경계심을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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