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주한英대사 "北비핵화 이행·검증 과정 도울수 있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사이먼 스미스 신임 주한영국대사는 21일 "영국은 원자력과 핵확산 방지, 핵안보 분야 모두에 경험에 있는 만큼 향후 (북한) 비핵화 이행·검증 체제에 대한 어떤 합의가 이뤄지면 이후 과정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미스 대사는 이날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돕는 것을 포함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안을 찾는 것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오스트리아, 주우크라이나 대사 등을 역임한 스미스 대사는 전임 찰스 헤이 대사에 이어 최근 부임했다.

스미스 대사는 최근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통해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는데 문제 해결에 좋은 기회"라며 "북한에 국제사회가 지속적인 압력을 가함으로써 성공적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이제 비핵화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스미스 대사는 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양국간 경제 협력에 대해서는 "영국 외무성에 상황실이 설치돼서 무역 파트너들과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고 설정해나갈지 살피고 있는데 한국과의 협정도 최우선 순위에 있다"며 "한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가 어떤 모양새를 갖춰야 하는지 양국 실무자 간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식 부임에 앞서 지난해 6개월간 한국에 머물며 한국어를 배웠다는 스미스 대사는 이날 5분가량의 모두발언을 한국어로 하는 열정도 보여줬다.

스미스 대사는 개인적 목표의 하나로 "한국어에 대한 지식을 늘리고 싶다"며 "한국의 문학 교수님으로부터 읽어야 할 20세기 한국 문학 서적을 추천받았다. 책들을 읽고 교수님에게 '숙제를 이렇게 많이 했다'고 자랑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동주 문학관과 만해 한용운 생가를 방문해 작품을 감상한 경험도 소개했다.

스포츠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이번 주말에는 '스포츠릴리프'라는 자선 행사에 참여해 '영국팀'과 '탈북자팀' 간 축구 시합에서 선수로 뛴다. 그는 행사를 통해 마련된 기금은 민간단체를 통해 북한의 백신 지원 사업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밝은 표정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던 스미스 대사는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암살 시도' 관련 질문이 나오자 표정이 굳어졌다. 암살 시도에 러시아가 개발한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데 대해 러시아 정부가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자 최근 영국 정부는 외교관 추방 등 제재를 발표했다.

스미스 대사는 "러시아 정부가 직접 관여했거나, 러시아에서 생산된 물질을 러시아 정부가 컨트롤하지 못한 것일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러시아 정부에 설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영국 정부 조치에 대응해 러시아 정부가 비슷한 조치를 취했는데 정말 유감"이라며 "러시아가 영국문화원을 폐쇄한 것도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apyr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8/03/21 13: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