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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 도래…서방 20여개국 러외교관 추방·러 맞불 결의(종합2보)

송고시간2018-03-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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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시도 제재' EU·미국 둥 외교관신분 첩보원 120여명 퇴출

러 "똑같이 응징할터"…영-러 갈등 끝내 서방-러 외교전면전으로

(브뤼셀·파리·로마·워싱턴·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수 김용래 현윤경 송수경 유철종 특파원 =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에 대한 러시아 배후 의혹과 관련,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연합(EU) 16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우크라이나 등 세계 23개국이 26일 스파이를 포함해 러시아 외교관 약 120명을 추방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미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 영국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총 24개국에서 러시아 외교관 140여명이 쫓겨나는 셈이다.

이에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을 둘러싼 영국과 러시아간 외교갈등이 서방과 러시아간 전면적인 외교 대립으로 전선이 확대, 신냉전체제가 도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미국과 EU 회원국들은 지난 4일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출신 독살기도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영국의 조사 결과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밝히고 영국과의 연대 차원에서 러시아에 대한 응징에 나서기로 했다.

EU 외교소식통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EU 회원국 가운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스웨덴, 폴란드 등 14개 국가가 30여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추가로 러시아 외교관 추방을 결정한 EU 회원국들이 늘면서 이날 16개 회원국에서 모두 33명의 러시아 외교관이 추방됐다.

추방된 러시아 외교관 상당수는 파견국에 신고하지 않고 외교관 신분으로 입국해 활동하던 러시아 정보기관 직원 등 정보수집, 정치공작 요원으로 전해지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날 러시아 외교관 4명을 추방할 것이라며 이는 스파이 독살기도 사건과 관련, 영국에 대한 연대의 표시일 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 유발된 것으로 보이는 독일 외교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조치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이들 추방 대상 러시아 외교관들에게 내달 2일까지 떠날 것을 통보하면서 러시아와 대화는 열려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러시아 외교관 4명을 추방하기로 했다.

독살 기도 사건 러 배후 대책 논의하는 프랑스 영국 독일 정상 [AP=연합뉴스]
독살 기도 사건 러 배후 대책 논의하는 프랑스 영국 독일 정상 [AP=연합뉴스]

장이브스 르드리앙 외교장관은 이번 스파이 독살기도 사건은 "우리의 집단 안보와 국제법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번 러시아 외교관 추방 결정은 "우리의 파트너인 영국에 대한 연대의 표시"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애초 이번 독살기도 사건 러시아 배후 주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이탈리아도 2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핀란드와 폴란드, 발트해 3국 등도 이에 가세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수일 또는 수주 내에 EU 체제 안에서 추가 추방을 포함해 부가적인 조치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러시아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미국 주재 러시아 정보요원 등 60명을 추방키로 하고 시애틀에 있는 러시아 총영사관 폐쇄를 러시아 정부에 요구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화학무기 금지협정 및 국제법을 위반한 극악무도한 행위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주미 대사관의 러시아 관리 48명을 추방하기로 했으며, 이와 별도로 주유엔 러시아 대표부 소속 정보요원 12명에 대한 추방 절차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 외교관 7명을 추방했다고 공식 발표했고, 우크라이나 페트로 프로셴코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러시아 외교관 13명에게 같은 조치를 했다고 선언했다.

호주도 이에 동참해 외교관 2명을 추방키로 했다고 밝혔다.

맬컴 턴불 총리는 추방되는 2명은 "신고되지 않은 정보요원들"이라며 이들은 7일 이내에 호주를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서방국가들의 이런 조치에 대해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쓴 글에서 "오늘 동맹국들이 (스파이 독살기도 사건과 관련해) 보여준 (러시아에 대한) 이례적인 국제적 대응은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러시아 첩보원 집단추방이 될 것이고 우리 공동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존슨 장관은 "러시아는 국제법을 위반하면 응징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교부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러시아 외교관 집단추방을 강력히 비난하고 러시아는 이번 독살기도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에서 "이번 (EU와 나토회원국들의) 집단적인 비우호적 행위는 묵과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내에서는 각국의 이러한 조치에 상응하는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 알렉세이 체파는 "해당 국가들의 외교관을 추방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두드려 맞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우리를 위협하려 할수록 우리의 대응은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 외교관 3명을 추방한 리투아니아 주재 러시아대사는 "우리는 상호주의에 근거해 대응에 나설 것이며 리투아니아와 동일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 현장 방문한 메이 英총리 [AP=연합뉴스]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 현장 방문한 메이 英총리 [AP=연합뉴스]

[그래픽] EU 주요국 등 '독살기도 러 배후'로 러 외교관 100여명 추방
[그래픽] EU 주요국 등 '독살기도 러 배후'로 러 외교관 100여명 추방

EU 14국·미·加, '독살기도 러 배후'로 러 외교관 100여명 추방
EU 14국·미·加, '독살기도 러 배후'로 러 외교관 100여명 추방

(뉴욕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 러시아 국기(가운데)가 다른 나라 국기들과 함께 나란히 내걸려 있다.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에 대한 러시아 배후 의혹과 관련,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연합(EU) 14개국과 미국, 캐나다, 우크라이나 등이 이날 스파이를 포함해 러시아 외교관 약 100명을 추방했다. l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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