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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유가 80달러대 상승 희망…"정책자금 수요 때문"

송고시간2018-04-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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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일각 '더 오르면 美 증산 촉발' 우려…러시아 협조도 관건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사우디 아라비아가 정책 비용을 조달하고 국영 석유회사의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배럴당 80달러에 근접한 유가를 희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 관리들은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석유시장 관계자들과 비공식 접촉을 갖는 자리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관계자들은 사우디 측이 구체적인 유가 목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80달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 이 자리에서 얻은 불가피한 결론이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전언은 사우디의 권력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칼리드 알팔리 석유장관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밝힌 매파적 발언과 부합하는 것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주 시사주간지 타임과 가진 인터뷰에서 배럴당 70달러에 근접한 국제 유가가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에 맞춰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올해 유가가 상승하고 내년에도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기업공개의) 적절한 시기를 정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 시기는 당초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삼고 있었지만 현재는 내년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알팔리 석유장관도 OPEC이 선진공업국의 원유 재고를 5년 평균 수준으로 감축하는 목표에 근접해 있지만 석유시장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오른쪽)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오른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지난달 뉴욕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의 유가는 석유업계에 대한 투자를 자극할 정도로 충분치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사우디가 충분하다고 보는 유가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사우디가 고유가를 바라는 것은 국내의 정치적 수요 때문이다.

유가 회복에 힘입어 재정적자는 축소됐지만 빈살만 왕세자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경제·사회 개혁의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유가의 추가 상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멘 내전에 깊숙이 개입함에 따라 국방비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유가를 더 끌어올릴 필요도 있다.

사우디가 배럴당 80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감산을 준비하고 있다는 조짐은 엿보이지 않고 있지만 80달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최소한 이를 달성할 때까지 감산 노력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하는 셈이다.

베네수엘라의 산유량 감소,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가능성, 석유 수요의 지속적 증가 등이 사우디가 기대를 걸고 있는 유가 상승의 요인들이다.

사우디 관리들과 접촉한 관계자들은 그러나 OPEC내부에서 사우디의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유가의 추가 상승이 셰일 석유 생산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총산유량은 사상 최고 수준인 하루 1천만 배럴에 도달한 상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 근접하자 셰일 석유의 주산지인 퍼미언 광구 등에서는 채굴 활동이 이미 활발해진 상태다. 지난주 미국에서 가동되는 석유 채굴장치는 808대로, 이는 1년 전보다 근 20%가 늘어난 것이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감산 노력에 대해 OPEC 회원국들은 공식적으로는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 관계자는 그러나 일부 회원국들이 비공식적으로는 사우디의 유가 부양 노력를 점점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비OPEC 석유 대국인 러시아를 계속 감산의 동반자로 묶어둘 수 있을지 여부다. 러시아는 최소한 공개적으로는 사우디의 입장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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