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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보안 강화 위해 라이벌 리눅스 기술 차용

송고시간2018-04-1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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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경쟁 관계에 있는 운영체제(OS)인 리눅스를 차용하기로 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6일 보도했다.

MS는 올해 하반기에 선보일 마이크로컨트롤러 칩의 설계에 자사의 윈도 대신 오픈소스 OS인 리눅스를 임베드할 계획이다. 리눅스를 택한 것은 사이버공격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마이크로컨트롤러 칩은 가전제품과 전자 완구, 산업용 기계 및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에 사용된다. 하지만 보안이 취약한 탓에 지난 2016년 해커들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악용된 전례가 있다.

당시 해커들은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장착된 30여만대의 기기를 동원해 트위터와 넷플릭스를 상대로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을 가해 이들 사이트를 혼란에 빠뜨린 바 있다.

스티브 발머 MS 전 최고경영자(CEO)는 한때 리눅스를 지적재산권을 위협하는 '암적' 존재라고 부를 정도로 거부감을 보인 바 있다. 리눅스를 받아들인 것은 사티아 나델라를 CEO로 맞은 MS가 윈도 시대를 벗어나고 있음을 가리키는 또다른 신호다.

나델라 CEO는 지난달 애저(Azure)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와 오피스 사업부를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하면서 지난 43년간 MS의 성공을 크게 뒷받침했던 윈도의 역할을 축소한 바 있다.

 2017 빌드 콘퍼런스에서 연설하는 사티아 나델라
2017 빌드 콘퍼런스에서 연설하는 사티아 나델라

[MS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윈도의 경우 최대한 축소한 버전이라도 손톱 만한 크기의 마이크로컨트롤러 칩에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자체 개발한 보안 기능을 리눅스 OS의 핵심인 커널(kernel)에 임베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MS가 보안 기능을 강화한 마이크로컨트롤러 칩을 설계한 것은 아마존 등과 경쟁하는 IoT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리서치 업체인 IHS 마킷에 따르면 웹과 연결할 수 있는 마이크로컨트롤러 칩의 글로벌 시장은 지난해 22억 달러 규모였다.

MS는 10년간 위협 감지와 보안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번들 제품의 칩 '애저 스피어'를 고객사들에게 개당 10달러 미만의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MS는 과거에도 리눅스 기술을 활용한 전례가 있지만 전적으로 이에 의존하는 제품은 애저 스피어 칩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마이크로컨트롤러 칩 제조사인 미디어텍은 개발 기술과 보안 서비스 업데이트 경험이 부족한 만큼 MS가 제공할 새로운 설계를 활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텍에 따르면 웹과 연결할 수 있는 마이크로컨트롤러 칩의 가격은 개당 3~5달러이며 MS가 개발한 기술을 사용하게 되면 1~2달러 정도의 가격이 추가된다.

이 정도의 부담은 서브제로 같은 프리미엄 가전제품 생산 기업들에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 서브제로는 전자레인지와 냉장고에 마이크로컨트롤러 칩을 내장해 휴대전화로 경고 메시지, 상태 진단 데이터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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