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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로켓기술자 말레이서 피살…'모사드 암살' 의혹

송고시간2018-04-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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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매체 "피살된 기술자, 하마스 드론 개발 등 관여"

2018년 4월 21일 말레이시아에서 괴한들에게 총격을 당해 살해된 팔레스타인인 전기공학자 파디 알-바트쉬(34)를 추모하기 위한 장소가 가자 지구에 마련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8년 4월 21일 말레이시아에서 괴한들에게 총격을 당해 살해된 팔레스타인인 전기공학자 파디 알-바트쉬(34)를 추모하기 위한 장소가 가자 지구에 마련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속으로 알려진 팔레스타인인 전기공학자가 말레이시아에서 괴한들의 총격에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의한 암살이라고 주장하며 보복을 공언했다.

22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21일 새벽 쿠알라룸푸르 시내 스타팍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 대학강사 파디 알-바트쉬(34)가 오토바이를 탄 남성 두 명이 쏘아댄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거주지 인근 이슬람사원의 이맘(성직자)으로도 활동해 온 파디는 이날도 새벽 기도를 집전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기습을 당했다.

현지 경찰 당국자는 "CCTV 분석 결과 용의자들은 (파디의 집 앞에서) 20분 이상 기다리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무차별적 범행이 아니라 암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괴한들은 파디에게 10여발의 총탄을 퍼부은 뒤 오토바이를 몰고 그대로 도주했다.

2018년 4월 21일 새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팔레스타인인 전기공학자 파디 알-바트쉬(34)가 피살된 현장에서 현지 경찰이 증거물을 수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8년 4월 21일 새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팔레스타인인 전기공학자 파디 알-바트쉬(34)가 피살된 현장에서 현지 경찰이 증거물을 수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흐마드 자히드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용의자들은 BMW 1100㏄ 오토바이를 모는 백인들"이라면서 "외국 정보기관 요원들이 이번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히드 부총리는 "희생자는 10년째 (말레이시아에) 머물러 왔으며 전기공학과 로켓 제조 전문가였다. 그는 친(親) 팔레스타인 비정부기구 활동에도 열심이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파디가 하마스의 충성스런 구성원이었다면서, 그를 살해한 용의자들의 배후에 모사드가 있다고 주장했다.

파디는 하마스 고위 당국자인 할레드 알-바트시의 사촌으로 2015년 말라야 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쿠알라룸푸르 대학에서 강의를 맡아 왔다.

하마스의 정치국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모사드가 과거에도 팔레스타인인 과학자들을 잇달아 살해해 왔다면서 파디의 죽음도 "이런 일련의 사건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

2018년 4월 21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팔레스타인인 전기공학자 파디 알-바트쉬(34)를 위해 가자 지구에 마련된 추모 장소 앞에 무장정파 하마스 소속 대원들이 줄지어 서 있다. [EPA=연합뉴스]

2018년 4월 21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팔레스타인인 전기공학자 파디 알-바트쉬(34)를 위해 가자 지구에 마련된 추모 장소 앞에 무장정파 하마스 소속 대원들이 줄지어 서 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이스라엘 언론매체는 파디가 하마스의 드론 개발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가자 지구에 마련된 추모장소에 하마스 고위급 지휘관이 숨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복면과 위장복 차림의 하마스 대원 10명이 배치됐다는 점 때문에 일각에선 파디가 하마스의 군사조직 지휘관 중 한 명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자 지구 접경에서는 지난달 30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시위를 실탄과 최루가스 등으로 진압하면서 팔레스타인인 17명이 숨지고 1천800명이 다치는 사태가 벌어진 이래 긴장이 고조됐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전쟁) 승리로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후 이들 지역에 대한 봉쇄 정책을 펴 왔다.

그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했으며, 그 이후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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