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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찾아든 아라리오, 예술과 젊음을 불러내다

송고시간2018-04-2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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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전시장 문 열어…'기억하거나, 망각하거나'展

아라리오갤러리에 걸린 인도네시아 작가 우지 하한 작품.
아라리오갤러리에 걸린 인도네시아 작가 우지 하한 작품.

자본에 찌든 미술시장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언젠가부터 홍익대 부근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와 식당, 상점으로 가득 찼다. 오랫동안 이곳을 지킨 문화예술인들은 차츰 주변부로, 혹은 강 건너로 밀려났다.

24일 아라리오갤러리 서울|라이즈호텔에서 개막하는 '기억하거나, 망각하는' 전시는 "홍대(지역)가 품었던 예술 혹은 젊음, 홍대에 내재한 기억을 끄집어내려는"(아라리오갤러리 강소정 팀장) 시도다. 아라리오는 옛 서교호텔을 허물고 지은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 지하 1층에 전시장을 열었다.

"그동안 삼청동 갤러리에서 원로 작가, 중견 작가, 젊은 작가, 외국 작가 작품을 다 함께 선보이다 보니 제약이 있었어요. 이미 삼청동 공간을 열 때부터 젊은 작가와 외국 작가, 그리고 아라리오가 가진 실험 정신을 극대화할 공간이 별도로 없을까, 하고 무진장 찾아다녔죠."(아라리오 주연화 디렉터)

때마침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 호텔 쪽에서 아라리오에 문화예술공간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홍대 중심부에 아라리오 갤러리가 문을 열게 됐다. 삼청동과 천안, 중국 상하이에 이은 4번째 전시장이다.

24일 문 여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라이즈호텔
24일 문 여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라이즈호텔

[연합뉴스 자료사진]

개관전인 '기억하거나, 망각하거나'는 아시아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30대 중반~40대 초반 작가 7명이 참여한다.

130평 규모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작품들은 일본 작가 아츠로 데루누마 회화다. 다양한 표정을 한 수백 수천 명이 와글대는 소리가 종이 밖을 빠져나오는 듯 하다. 1983년 일본 지바현에서 태어난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시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무엇이든 보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복잡한 세상에 눈뜨고 싶지 않았던 작가 삶이 겹쳐 보이는 작품이다.

데루야마 작가가 한국에서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지난해 일본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미술전에서 데루야마 작품에 매료돼 전시 초대를 결정했다.

전시장 안쪽에서 상영 중인 권하윤 작가 영상은 비무장지대(DMZ)에서 근무한 군인들을 인터뷰해 만들었다. DMZ를 집단 기억, 공식 기억이 아닌 사적 기억으로 불러냄으로써 실재하면서도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낸 시도가 흥미롭다.

럭셔리 브랜드 가운을 걸친 성녀 등 한국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인도네시아 작가 우지 하한 작품도 눈길을 잡아끈다. 2000년대 중반 인도네시아 미술시장 호황기를 바라보며 성장한 하한은 작가로 발걸음을 내딛으려는 순간 좌절을 경험했다.

23일 전시장에서 만난 우지 하한 작가는 "2010년께 미술시장이 폭락하면서 이 모든 것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경험했다"라면서 "그러면서 자본주의 구조를 비판하는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사미 기요카와, 김인배, 돈선필, 쉬바 청 작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6월 17일까지 열린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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