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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커 "그리스, '예방적 대출' 없이 구제금융 졸업해야"

송고시간2018-04-26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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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그리스 채무 완화 약속 지켜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8년에 걸친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체제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그리스가 오는 8월 구제금융 종료를 앞두고 추가 긴축이 수반되는 '예방적 대출'(PLC)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밝혔다.

26일 아테네에서 만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EPA=연합뉴스]

26일 아테네에서 만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EPA=연합뉴스]

EU 행정부 수장 격인 융커 위원장은 26일 아테네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긴축정책의 옹호자가 아니다. 우리는 그리스가 가능한 한 깨끗하고, 명확하게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할 작정"이라며 "예방적 대출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예방적 대출은 소규모·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대출 제도를 말한다. 그리스 중앙은행 수장인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총재는 구제금융 종료 이후 채권 시장 복귀를 앞두고 있는 그리스가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제채권단으로부터 예방적 대출을 받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리스 경제에 대한 국제 채권단의 엄격한 감독뿐 아니라, 그리스 국민의 분노를 증폭시킬 추가 긴축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아 정치적으로는 선호되지 않는 조치로 인식된다.

치프라스 총리 역시 이날 회견에서 "그리스는 (예방적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는) 완전한 구제금융 졸업을 달성할 것"이라며 "국제채권단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가 이를 성공적으로 종료한 다른 나라들도 예방적 대출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재정 지출 등으로 2010년 국가 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그리스는 EU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2천600억 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제공받아 위기를 간신히 넘겨 왔다.

하지만, 그 대가로 연금과 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등 강도높은 긴축 정책과 공공기관 민영화와 같은 대규모 구조 개혁을 시행하고 있는 탓에 국민적 불만이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다.

그리스 연금생활자들이 25일 아테네 거리에서 정부의 연금 추가 삭감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리스 연금생활자들이 25일 아테네 거리에서 정부의 연금 추가 삭감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융커 위원장이 방문하기 전날인 25일에도 연금이 반토막 난 백발이 성성한 연금생활자부터, 화력발전소의 민영화 계획에 반발해 정부 건물에 갈탄을 쏟아부은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성난 시위대가 아테네를 비롯한 그리스 전역의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한편, 융커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긴축의 대가로 광범위한 구조 개혁을 달성한 그리스의 성취는 정말 놀랍다"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연금과 재정지출 추가 삭감, 세금 인상, 민영화 등 기존에 약속한 사항을 계속 이행해야 한다고 그리스 정부에 요구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이제 그리스의 채무 경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긴축과 구조 개혁을 이행하는 대가로 그리스의 채무 완화를 공언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약속을 지킬 것도 촉구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이와 관련, "그리스가 국제채권단이 설정한 예산 목표를 3년 연속으로 초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정부는 엄격한 조건 아래에서만 그리스에 추가적인 채무 경감 혜택을 주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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