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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학살·자폭…'이슬람 빙자한 야만' IS 매뉴얼 첫 공개

송고시간2018-05-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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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쪽짜리 '지하디스트 성경'…반인륜·잔혹행위 정당화 지침

이슬람 전문가 조목조목 비판…"공개와 함께 파괴되길 원해"

부르키나파소 주재 프랑스대사관·육군본부 차량폭탄테러 [EPA=연합뉴스]
부르키나파소 주재 프랑스대사관·육군본부 차량폭탄테러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생각하면 무차별적인 테러와 잔혹행위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사람이 종교 가치를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 같은 만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IS가 조직원들을 상대로 만든 579쪽짜리 매뉴얼에서는 그 단서가 나타난다.

이 지침서는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단체인 영국 런던의 '퀼리엄'이 2015년 온라인에서 입수해 2년간 분석 끝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매뉴얼은 IS의 이론적 지도자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인 아부 압둘라 알무하지르가 작성했다.

IS 조직원들의 시신훼손을 비롯해 인간장기 매매, 참수, 어린이 살해, 세계를 표적으로 한 테러 등 갖은 야만행위가 이 지침서에 담겼다.

대량파괴무기(WMD)의 사용, 민간인 살해, 성노예·인질 확보 등이 매뉴얼의 각 장을 장식했다.

'군사적 퇴각'이라는 제목의 장에서는 적에게 생포되느니 자폭 등으로 죽음을 택해야 한다는 강요가 담겨있기도 했다.

아랍어 매뉴얼을 번역하고 반박 자료를 낸 퀼리엄 책임연구원 셰이크 살라 알안사리는 이런 지침은 절대 종교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알안사리는 전투와 관련한 이슬람 전통은 전쟁포로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를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장으로 구성된 매뉴얼에는 참수, 사지절단, 배교자 납치, 간첩 살해방법 등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전투 중인 배교자에 대한 무차별적 살해'라는 장에는 신앙인이 아닌 이들에 대한 폭력행사를 촉구하는, 매우 선동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알무하지르는 "영혼을 낚아챌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 싸우고 육신에서 영혼을 몰아내 때를 지우고 인류의 골칫거리를 제거한다"고 적었다.

다른 장에는 WMD 사용을 정당화하는 내용도 있다.

알무하지르는 "이슬람과 그 신자들에게 더러운 때가 침투하는 것을 막고 배교자들의 반항을 막아내는 의무를 저버리는 건 불가능한 까닭에 우리가 애쓰는 중심 목표를 제대로 된 힘으로 달성하려면 WMD를 획득해야 한다"고 써넣었다.

퀼리엄은 IS의 이 같은 지침은 이슬람의 가르침을 왜곡했다고 결론을 맺었다.

이 단체는 이슬람 교리이면서 행동의 기준이 되는 쿠란을 토대로 IS가 매뉴얼에서 내린 지침마다 조목조목 반박을 달았다.

퀼리엄은 IS가 이른바 '지하디스트 성경'을 만들어 테러집단들에 폭력을 정당화하는 이론적이고 법적인 틀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대다수 국가나 심지어 아랍 학계들조차 초기에 이런 IS 매뉴얼의 위험성을 제대로 연구하지 못했다"고 되돌아봤다.

퀼리엄은 서서히 추종자들을 포섭하는 IS 매뉴얼을 만천하에 공개해 논박함으로써 바로 파괴하기를 희망한다고 이번 발표의 취지를 설명했다.

연행되는 파리 흉기테러 연루 용의자 [AFP=연합뉴스]
연행되는 파리 흉기테러 연루 용의자 [AFP=연합뉴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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