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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용택 '타순 3번'에서 길을 잃다

송고시간2018-05-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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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중심타자 부담감…최근 10경기 타율 0.175에 2타점

LG 박용택 [연합뉴스 자료사진]
LG 박용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매 시즌 출근도장 찍듯 3할 타율을 기록해온 박용택(39)이 올 시즌에는 2할 8푼대마저 위태롭다.

박용택은 올 시즌 43경기에서 타율 0.281에 3홈런, 19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0.349)과 장타율(0.425)을 합친 OPS는 0.774로 8할이 채 되지 않는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심각한 수준이다. 타율 0.175에 2타점에 불과하다. 붙박이 3번 박용택의 침묵이 겹치며 LG는 최근 10경기에서 3승 7패에 그쳤다.

박용택의 시즌 출발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박용택은 개막 이후 4월 16일까지 타율 0.347에 OPS 0.971을 찍었다. 뜨거운 타격 페이스는 팀이 115억원의 거액을 투자한 김현수(타율 0.303, OPS 0.930)를 뛰어넘었다.

그랬던 박용택은 이후 24경기에서 타율 0.232에 OPS 0.623으로 급격한 내리막을 탔다. 같은 타자가 거둔 성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박용택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어갔다.

변곡점이 된 4월 17일은 LG의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4주 진단을 받은 날이다.

생각해보면 박용택에게는 온갖 부담감으로 가득한 시즌이다.

박용택은 올 시즌 LG 주장을 맡았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의 의사가 반영됐다. 10개 구단 주장 중에서 최고령이다.

같이 고민을 나누고 이해할 정성훈(KIA 타이거즈), 이병규(롯데 자이언츠), 손주인(삼성 라이온즈) 등의 베테랑들이 남아 있었다면 덜 힘들 텐데, 이들은 줄줄이 팀을 떠났다.

팀 성적은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주장이 해야 할 일은 갑절로 늘었다.

박용택 개인으로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대기록이 한둘이 아니다.

박용택은 양준혁이 보유한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안타 1위(2천318개) 기록에 불과 46개만을 남겨놓고 있다.

또 홈런 2개만 더하면 전인미답의 200홈런-300도루를 달성한다.

이밖에 10년 연속 100안타와 10년 연속 3할 타율까지 박용택의 앞에 놓인 기록들은 하나하나가 찬란한 이정표다.

기록 달성이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심리적인 압박감과 최근의 타격 부진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가르시아가 4번 타자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타선이 원활하게 돌아갈 때만 해도 모든 것이 괜찮았다.

하지만 가르시아가 빠진 뒤 타선은 다시 들쭉날쭉했고, 팀 성적도 그에 따라 급격하게 오르막 내리막을 탔다.

3번에 배치된 박용택은 가르시아의 몫까지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얹어졌다.

현재 LG는 팀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좌익수 김현수를 1루수로 돌리고, 좌익수에 이천웅 등을 기용하며 공격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사실 김현수는 좌익수일 때 공수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다. 김현수를 좌익수로 그대로 쓰고, 이천웅 등을 지명타자로 돌리면 되지만 박용택이 있어 어쩌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지명타자 자리에서 최근 슬럼프에 빠졌으니 박용택이 겪을 스트레스는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

박용택의 부진이 시즌 끝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워낙 '클래스'가 있는 선수라 시즌 말미에는 평균으로 수렴할 것이 분명하다.

다만 미세 조정은 있어야 할 것 같다. 주장의 책임감, 외국인 4번 타자의 공백, 개인 기록 달성 등 박용택에게 무거운 부담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그에게 3번보다는 조금이라도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타순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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