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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등산객 등쌀에 에베레스트 대표 등산로 몸살

송고시간2018-05-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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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거대한 눈사태 우려…전문 산악인들 외면"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해발 8,848m) 정상 정복에 필수 관문인 쿰부 빙폭(Icefall, 얼음으로 뒤덮인 폭포)이 전문 산악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이는 네팔 쪽 경사면 해발 5천468m에 있는 쿰부 빙폭은 기후 변화로 내려앉고 있는 데다가 등반 동호인 등 비전문가들까지 몰리면서 위험해지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빙하인 쿰부 빙하의 꼭대기에 있는 이 빙폭은 길이가 약 700m로, 곳곳에 크레바스(빙하속의 갈라진 틈)가 입을 벌리고 있는 데다가 녹으면서 이동을 계속하고 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차려진 등반객 텐트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차려진 등반객 텐트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스캠프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쿰부 빙폭은 산악인들에게 정상 등극을 위한 첫 실전 테스트 무대다.

한 산악단체의 통계에 따르면 쿰부 빙하는 매년 평균 약 20m씩 내려앉고 있어 거대한 눈사태 우려를 낳고 있다.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면서 네팔쪽 루트를 택했다가 목숨을 잃은 등반가의 4분의 1이 쿰부 빙폭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집계된다.

2014년에는 셰르파 16명이 사망한 곳이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베테랑 등반가와 서양의 등반업체들은 등정 루트를 티베트쪽 경사면으로 바꿨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와 경험이 부족한 '아마추어 등반객'들이 붐비면서 빙폭을 위험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전문 산악인들이 정상 정복에 앞서 쿰부 빙폭에서 적응 훈련을 했지만, 이제는 해발이 비슷한 다른 봉우리에서 훈련한다.

이른바 '빙폭 박사'로 불리는 일부 셰르파들이 안전한 통로를 개발했다고 하지만 등반가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티베트쪽 경사면 등반을 이끄는 산악인 애드리언 밸린저는 "지금까지 운이 좋았다고 해서 그쪽 루트가 얼마든지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지 등반업체들이 일반 등반객들을 대상으로 서양 업체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혼잡 우려'를 부추긴다.

1978년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한 이탈리아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는 "등반가의 99%가 관광객으로 채워지면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에베레스트는 이제 등반코스가 아니라 트레킹 코스가 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네팔 정부는 2013년 이후 매년 300명 안팎으로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300명을 허가하면 셰르파와 짐꾼 등을 합해 800명이 산에 오르게 된다.

티베트 경사면을 통한 에베레스트 정복 시도는 1924년부터 시작됐으나, 1960년 5월 중국 등반대가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중국은 1950년부터 1980년도까지 외국 등반가들에게 티베트 루트를 열어주지 않았다.

1903년 이후 8천306건의 에베레스트 원정이 있었고 이 가운데 5천280건은 네팔, 나머지 3천26건이 티베트 경사면을 통해 이뤄졌다.

에베레스트 쿰부 빙폭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에베레스트 쿰부 빙폭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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