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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지는 흉기…불안에 떠는 아파트 주민들

송고시간2018-05-2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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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부터 식칼까지…"언제 어디서 떨어질지 몰라 불안"

대부분 어린이가 용의자 …"학교·부모가 무거운 범죄인식 교육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나도 모르게 불안해서 머리 위를 계속 쳐다보게 돼요."

많은 사람이 안심하고 생활하는 주거지인 아파트 단지에 흉기가 떨어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 불안에 떨고 있다.

22일 충남 서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천안 서북구 한 아파트 단지에 30㎝ 길이 식칼이 떨어졌다.

칼이 떨어진 곳에 아무도 없어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주변 의자에 앉아 쉬고 있던 한 주민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아파트 단지에 떨어진 칼[충남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아파트 단지에 떨어진 칼[충남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이 주민은 떨어진 칼을 발견한 뒤 아파트 위를 올려다보니 누군가 창문을 닫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아파트 단지 내 CCTV와 탐문수사를 통해 칼을 떨어트린 사람을 찾고 있다.

이보다 하루 앞서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50대 여성이 누군가가 위에서 떨어뜨린 아령에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갑자기 떨어진 1.5㎏ 아령에 맞아 어깨와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파트에 사는 7살 A양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A양 가족들은 아파트 단지에 떨어진 아령이 자신들의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에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캣맘 사망사건'도 이와 유사한 사례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길고양이 집을 만들고 있던 50대 여성은 위쪽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졌다.

이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물체 낙하실험을 해보려고 아파트 옥상에 올라 던진 벽돌이 고양이 집을 만들고 있던 여성 위로 떨어진 것이다.

용인 캣맘 사망사건 현장[연합뉴스 자료 사진]

용인 캣맘 사망사건 현장[연합뉴스 자료 사진]

학생들은 범행 직전 다른 동 옥상에 올라가서도 돌멩이와 나뭇가지 등을 아래로 던져본 것으로 드러났다.

캣맘 사망사건 이후에도 아파트에서 어린이들이 벽돌 등을 던지는 사고가 잊을 만하면 터졌다.

지난 5월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에서는 6살 난 어린이가 아파트 9층에서 던진 벽돌이 주차장 입구로 떨어졌다.

지나가는 차량이 없어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바닥에 떨어진 돌이 튀어 주차된 차들이 파손됐다.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아파트에 생활하는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캣맘 사건 발생현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캣맘 사건 발생현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아기와 함께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도 가끔 불안한 생각에 위를 올려다보는 습관이 생겼다"며 "아이들이라 책임도 물을 수 없고, 딱히 법적인 대책이 없다는 게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에서 떨어지는 흉기 사고 용의자는 대부분 어린이다.

하지만 만 10세 미만 어린이들은 형사 책임에서 완전히 제외되기 때문에 범행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처벌이 쉽지 않다.

용인 캣맘 사망사건에서도 벽돌을 던진 어린이(9살)는 처벌을 받지 않고 공범인 11살 학생 한 명만 처벌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 처벌이 쉽지 않지만, 위에서 떨어지는 물건은 굉장히 위험한 흉기가 될 수 있어서 형사적으로 처벌법규가 무거운 범죄가 된다는 사실을 홍보하고 교육해야 한다"며 "부모 또는 학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유사한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예방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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