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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전문가가 본 북미정상회담…"美 인내심 없이는 비핵화 실패"

송고시간2018-05-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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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누지 美 맨스필드 소장 "리비아모델 적용 물리적으로 불가능"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 "패전국 대하듯 北 몰아치면 변할 수도"

통일연구원 특별좌담회
통일연구원 특별좌담회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통일연구원에서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협상의 과제와 전망' KINU 특별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2018.5.24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정빛나 기자 = 미국 고위당국자의 잇따른 '리비아 모델' 언급에 북한이 반발하는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는 단기간에 실현하기 어려우므로 미국이 '인내심'을 갖지 못한다면 비핵화 프로세스 자체가 수포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프랭크 자누지 미국 맨스필드 소장은 24일 서울 서초구 통일연구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특별좌담회 패널로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내심을 갖지 못한다면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는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누지 소장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기, 한반도 정책을 총괄한 인물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1∼3년 이내에 마무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며 위험하기까지 한 생각"이라며 "현실적으로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인내심을 갖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언급한 '리비아 모델'과 관련 "리비아는 북한과 달리 당시 원자로, 핵물질 등이 없었던 만큼 리비아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하다"며 "실질적으로 비핵화 프로세스는 단계적 과정을 거치는 한 가지 방법으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지한파이자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도 "하루아침에 북핵 문제를 일괄 타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북한이 내놓은 단계적·동시적 해결 원칙이 맞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진 교수는 "북핵의 기능은 핵을 가지고 위협하는 '공갈' 딱 한 가지여서 북한이 완전한 핵포기를 선언하고 정상 국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된다면 설령 핵을 감춰놓더라도 이는 무용지물이 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국제사회가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북미 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설사 핵을 포기하겠다고 결심을 내렸다고 해도 미국이 북한을 패전국 대하듯이 몰아치게 되면 전략도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미정상회담 앞둔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CG)
북미정상회담 앞둔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CG)

[연합뉴스TV 제공]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진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스케일이 큰 전략가'라고 평가하며 "트럼프와 김정은 두 사람이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또 다른 극적인 타결도 있을 것 같다"며 "북미가 큰 틀에서 합의만 봐도 회담은 성공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이어 북미정상회담 결정, 두 번째 방중 등으로 중국 내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여론이나 인식이 180도로 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누지 소장은 2012년 북한과 미국의 '윤달 합의(Leap Day Deal)' 실패를 거론하면서 "북미정상회담에서는 주요 조건과 함께 6개월 안에 구체적인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조치를 몇 가지라도 포함한 공동성명서가 반드시 발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의 '중국 역할론'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선 중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날 좌담회에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제기'를 언급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문 발표와 관련, "김정일이나 김정은 리더십의 공통점은 자기 체제를 무시하는 것에 굉장한 모욕감을 느낀다는 것"이라며 "대개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선 서로 자극하지 않는데 이런 관성을 벗어나 (미국이) 상대방에 자극을 주면 본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과 자누지 소장, 진 교수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하는 '내 삶을 바꾸는 혁신적 포용국가' 국제 콘퍼런스의 25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 세션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콘퍼런스에 앞서 공개된 발제 요약문에서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과정과 관련해 "정상의 직접 대화와 합의를 통해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되, 합의 내용의 빠른 제도화 과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위원은 "정상 (차원의) 합의 과다로 실무 차원의 실행 병목현상을 완화하는 공동협의기구가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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