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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의 첼로 거장 마이스키 "매 공연이 마지막일지도"

송고시간2018-05-2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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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칠순을 맞은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 [크레디아 제공]

올해 칠순을 맞은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 [크레디아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매 공연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모든 공연을 소중하게 느낍니다."

자주 내한 공연을 여는 세계적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는 이미 한국 관객에게 꽤 친숙한 얼굴이다.

오는 6월에도 한국을 찾는데 이번에는 그 의미가 조금 더 특별하다. 1948년생인 그가 70세를 맞은 해이기 때문. 이미 연초부터 여러 나라에서 그의 칠순을 기념하는 여러 공연이 열리고 있다.

내한 공연을 앞둔 그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체력적으로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음악의 위대한 가치를 아는 사람들을 위해 연주하는 것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지금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가 중에서도 유독 굴곡진 인생을 살았다.

옛 소련 라트비아에서 태어난 유대인 마이스키는 1965년 레닌그라드 필하모닉(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케스트라)과의 협연 무대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첼로 대신 삽을 들어야 했다. 1969년에 누이가 이스라엘로 망명한 사건으로 18개월 노동형을 선고받고 강제수용소 생활을 했다.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암울한 상황까지 겪었다.

1972년 출국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이스라엘로 망명, 다시 그의 재능을 꽃피웠다. 이듬해 미국 카네기홀 데뷔도 이뤄냈다.

그는 음악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소련을 떠난 것은 내게 제2의 인생을 허락했다"며 "이는 정말 행운이었다"고 답했다.

"이밖에 (20세기 첼로 거장인) 로스트로포비치와 피아티고르스키와의 만남도 내게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음악가가 아닌 개인으로서는 아내와 자녀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꼽고 싶습니다."

그는 대표적 친한파 연주자로도 유명하다. '첼리스트 장한나의 스승'으로도 잘 알려졌으며, 한국 가곡 '그리운 금강산', '청산에 살리라' 등을 녹음하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장한나를 "내가 만난 연주자 중 가장 뛰어난 음악가"라고 칭하며 "첼리스트로서도, 지휘자로도 모두 훌륭하다"고 평했다.

"장한나가 음악감독으로 있는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에서 2020년 5월에도 연주가 잡혀 있습니다. 그 전에도 다시 함께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어요."

이번엔 두 차례 다른 프로그램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슈테판 블라더 지휘의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6월 15일 김해문화의 전당 마루홀·6월 16일 롯데콘서트홀)와는 차이콥스키 로코코 변주곡을 선보인다.

6월 12일 한국의 젊은 실내악단으로 유명한 '앙상블 디토'와도 실내악 공연을 예정한다. 공감과 젊음을 모토로 매년 열리는 클래식 축제 '디토 페스티벌' 올해 하이라이트 무대로 꼽힌다.

그는 "음악은 살아있는 유기체와도 같다"며 "언제, 누구와, 어디서, 누구를 위해 연주하느냐에 따라 진화하고 발전하고 변화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많은 것을 성취하고 누린 그에게 남은 소망을 물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가 음악을 사랑하고 존경했다는 것, 저 자신보다 관객들을 위해 연주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알고, 사랑하고, 즐긴 음악을 최대한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최선을 다한 연주자였다고 저를 기억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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