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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포퓰리즘 정부, 첫 시험대 통과…상원서 신임안 가결(종합)

송고시간2018-06-06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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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 총리, 첫 연설서 EU와 엇박자 예고…"伊에 변화의 바람 일으킬 것"

"더 강하고, 공정한 EU 돼야"…"긴축 아닌 성장 통해 부채 감축"


콘테 총리, 첫 연설서 EU와 엇박자 예고…"伊에 변화의 바람 일으킬 것"
"더 강하고, 공정한 EU 돼야"…"긴축 아닌 성장 통해 부채 감축"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인 이탈리아 새 정부가 첫 시험대를 통과했다.

이탈리아 상원은 5일 반체제 '오성운동', 극우정당 '동맹'이 손잡고 구성한 포퓰리즘 연정에 대한 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출석 의원 313명 중 찬성 171명, 반대 117명, 기권 25명으로 가결 처리했다.

6일 오후로 예정된 하원 신임투표 관문까지 넘으면 주세페 콘테(53)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새 정부는 공식적으로 의회의 인정을 받아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에 돌입하게 된다.

공동 정부를 구성한 오성운동과 동맹은 하원에서는 합계 의석이 절반을 30여 석 가량 웃도는 만큼, 하원 신임투표도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콘테 총리는 이날 상원 표결을 앞두고 한 첫 공식 연설에서 기본소득 도입 등 복지 확대, 감세, 난민 단속 강화 등을 향후 추진할 주요 과제로 꼽으며 이탈리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가져올 것을 약속했다.

또한, EU의 재정 긴축 정책에 대한 반대와 EU의 대(對)러시아 제재 재검토 등에 앞장설 것도 함께 천명했다.

상원 신임투표를 앞두고 연설을 하는 주세페 콘테(53) 이탈리아 신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상원 신임투표를 앞두고 연설을 하는 주세페 콘테(53) 이탈리아 신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취임 후 공식적으로 선보인 첫 연설에서 앞으로 역점을 둘 국정 과제들에 대해 설명한 뒤 내각을 신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피렌체대학 법학과 교수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전무한 그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동맹'으로 구성된 공동 정부의 수반으로 낙점돼 지난 1일 취임 선서를 한 바 있다.

서로 자신이 총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던 루이지 디 마이오(31) 오성운동 대표, 마테오 살비니(45) 동맹 대표가 연정 성사를 위한 타협안으로 선택한 콘테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의 마수걸이 연설도 우측에는 디 마이오, 좌측에는 살비니가 포진한 가운데 진행했다.

디 마이오와 살비니는 각각 노동경제개발 장관 겸 부총리, 내무장관 겸 부총리를 맡아 새 내각에 입각해 총리의 권력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상원에서 취임 후 첫 연설을 하고 있는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콘테 총리의 양 옆에는 루이지 디 마이오 노동경제개발부 장관(왼쪽),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이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 상원에서 취임 후 첫 연설을 하고 있는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콘테 총리의 양 옆에는 루이지 디 마이오 노동경제개발부 장관(왼쪽),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이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콘테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이탈리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탈리아를 근본적으로 바꿀 '변화의 정부'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진 정책 설명에서 정부의 최우선 순위는 빈민층과 실업자를 위한 기본소득 도입을 통해 사회적 곤란을 해소하고, 불법 난민을 뿌리뽑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소득 도입은 오성운동, 불법 난민 단속은 동맹의 대표 공약이다.

그는 이어 "이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정치 세력은 '포퓰리스트', 반체제'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집권층이 대중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게 포퓰리즘이라면, 또한 '반체제'가 오랜 특권을 제거하고, 새로운 체제를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우리는 이런 수식어로 불릴만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몇 년 간 (EU의 압박으로)이뤄졌던 긴축 정책이 아니라 성장을 통해 공공 부채 감축을 꾀할 것"이라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통치하는 재정 준칙은 시민들을 돕는 데 목표를 둬야 하며, 이탈리아는 EU의 통치 방식에 대한 변화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EU에 반기를 들 계획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탈리아의 이익은 유럽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이탈리아 새 정부의 협상력에 대해 자신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아울러 "EU는 우리의 고향"이라면서 "이런 EU가 쇠퇴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 강하고, 공정해져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그는 특히 "EU는 지중해 난민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이탈리아에만 부담을 전가했다"며 공평한 난민 분산 수용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난민 정책과 관련해서는 "난민 산업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에도, 미래에도 인종 차별주의자가 아니다. 다만 난민들의 효과적인 권리 보장을 위해서라도 난민 지위를 결정하는 절차를 좀 더 확실하고, 속도감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EU의 러시아 제재 재검토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해 외교 정책에서도 EU의 기본 원칙을 따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우방인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동맹의 주요 공약인 소득에 따라 15%, 20%의 단일 세율 부과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실행 시점 등은 밝히지 않았다.

또, 파산법 개정, 공소시효 철폐, 조세 회피를 일삼는 거대 기업 단속, 정치인 특권 철폐 등도 약속했다.

포퓰리즘 연정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연금 수령 연령 하향에 대한 내용은 이날 연설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콘테 총리의 연설에서 오성운동, 동맹이 연정 협상 과정에서 드러낸 급진적인 정책 기조가 전혀 완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며,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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