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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한미금리 차, 한국경제 '뇌관' 될까…한은 어쩌나

송고시간2018-06-14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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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 0.25%P→0.50%P로 확대

'불확실성 크다' 고민 깊어…금리 인상 늦춰지나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수현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현지시간) 올해 두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한미 양국 정책금리 역전 폭이 0.50%포인트로 확대됐다.

한미 금리 차 확대는 곧바로 자금유출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

특히 미 연준은 연내 두 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예고하며 금리 정상화를 향해 가속페달을 받는 모습이다. 이에 취약 신흥국이 흔들리면서 '긴축발작'으로 이어지면 내외금리 차가 상당한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

한은은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에 고민이 길어지는 듯 보인다.

제롬 파월 美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 美 연방준비제도 의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미 금리역전 폭 확대로 자본 빠져나갈까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연 1.50%다.

돈은 금리가 높은 곳으로 움직이므로 우리나라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한미 금리 차 확대는 자본유출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증가세와 함께 한국경제 '뇌관'으로 꼽을 만하다.

그런데도 금융시장에선 크게 우려하진 않는다. 투자자들은 대외건전성, 환율 등 다른 요인도 두루 따지기 때문이다. 3월에 한미금리가 10년여 만에 역전됐을 때도 자본이 빠져나가진 않았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신흥국 불안에 투자자들이 한국으로 방향을 바꾼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한국 채권시장엔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정형민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장은 "각국이 외환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신용도 높고, 수익률도 좋은 나라를 찾는데 우리나라가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더 커진 한미금리 차, 한국경제 '뇌관' 될까…한은 어쩌나 - 2

◇ 신흥국 흔들리면 한국 경제는 괜찮나

예견된 미 금리 인상을 앞두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긴장이 감돈 이유는 '위기 시나리오'를 완전히 무시하기 어려워서다.

이번까지 두 차례를 포함해 올해 총 네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이달 FOMC 결과에 더해 14일 저녁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강한 긴축신호가 나오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가뜩이나 위태로운 신흥국들이 크게 흔들리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제2의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한국도 신흥국과 차별화된다고 안심할 순 없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금리차 때문에 자본이 유출입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미 금리인상 가속 등으로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무차별적으로 돈을 빼가게 되면 오히려 유동성과 펀더멘털이 좋은 한국에서 많이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 경제 성장세 등을 감안하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최우진 KDI 연구위원은 "아직 장기 이자율이 매우 낮고 자본조달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며 "최근 변동성(VIX)지수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상으로 큰 위기가 오지는 않는다는 것이 컨센서스 같다"고 말했다.

생각에 잠긴 이주열 한은 총재
생각에 잠긴 이주열 한은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18.6.12
jieunlee@yna.co.kr

◇ 한은 일단 예의주시…금리 인상 서두르지 않을 듯

최근 한은에서 나오는 금리 메시지는 모호하다. 금리 결정을 위한 셈법이 극도로 복잡한 상황에 한은의 고민이 깊고 길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12일 창립 기념사에서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뚜렷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

5월 24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았다. 의사록을 봐도 의장인 총재를 제외한 6명 중 2명이 인상 필요성을 피력했지만 목소리가 크진 않았다. 3명은 관망, 1명은 계속 동결에 가깝다.

한국경제는 어디로 튈지 모를 굵직한 변수들이 얽혀 앞날이 '오리무중'이다. 안으로는 경기와 고용사정, 물가, 가계부채, 정부 정책, 밖으로는 주요국 통화정책,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신흥국 어려움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일각에선 현재 여건이 이어진다면 3분기(7월,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고 4분기(10월, 11월)에 기회를 봐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은이 경제지표를 더 확인하고 9월 미 FOMC 결과를 본 뒤에 움직여도 된다는 것이다.

미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리고 12월에도 인상이 예상될 경우, 한은이 4분기에 1회 올리면 금리역전 폭이 0.75%포인트에서 유지된다.

미국이 올해 3회만 올리면 한은이 올해 쭉 동결해도 역전 폭이 0.75%포인트로, 2000년대 중반 기록한 1.00%포인트를 넘지 않는다.

금융시장에선 3분기 인상 기대감도 상당하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보다 경기가 조금 안 좋아서 점진적으로 올릴 것 같다"며 "9월 미 금리 인상 전에 8월께 1회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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