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 상류 중국 댐 탓?…베트남 곡창지대 토양침식 가속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최대 곡창지대인 남부 메콩 삼각주의 토양침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방재당국은 중국이 메콩 강 상류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는 바람에 유속 감소 등으로 강물을 따라 흘러 내려와 쌓이는 충적토가 대폭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20일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는 메콩 삼각주의 562곳, 전체 길이 786㎞에서 토양침식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5곳, 173㎞는 매우 위험한 상태로 분류됐으며 140곳, 97㎞도 위험한 상태로 진단됐다.

호앙 반 탕 농업농촌개발부 차관은 기후변화와 인구증가, 인프라 개발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땅 꾸옥 찐 재난관리국장은 중국이 메콩 강 상류에 수력발전용 댐을 잇달아 건설한 2010년 이후 토양침식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전에는 연간 7천300만㎥에 달하던 충적토가 2012년에는 4천200만㎥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찐 국장은 계획된 19개 댐이 모두 건설되면 메콩 삼각주의 충적토는 연간 1천만∼1천500만㎥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간 껀터, 띠엔장, 까마우, 안장 등지에서 심각한 토양침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껀터 지역에서는 강가에 있는 집 5채가 쓸려나갔고 14채는 일부 붕괴됐다.

또 매년 메콩 삼각주에 있는 강가와 해안에서 500㏊에 달하는 토양이 사라지고 있어 2050년까지 주민 100만 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농업농촌개발부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농업농촌개발부는 최근 메콩 강 유역 토양침식 지점 및 환경 영향 등 자세한 정보를 담은 온라인 지도를 개발하고 장·단기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메콩 강은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해 중국과 동남아 5개국을 가로질러 흐르면서 하류 지역 6천만 명이 농업과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할 기반이 된다.

youngkyu@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8/06/20 18:2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