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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적할 준비됐나"…무역전쟁 속 中서 '회의론'(종합)

송고시간2018-06-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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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反中정서·장기전 결의를 오판했다는 지적 나와

'도광양회'(韜光養晦) 벗어난 시진핑식 대외노선 본격 시험대 올라

악수하는 미중 정상 [AP=연합뉴스]
악수하는 미중 정상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차대운 기자 =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전면적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내 일각에서는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과 전면전을 불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이냐는 회의론도 고개를 든다.

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덩샤오핑(鄧小平) 이래로 이어진 기본 외교 방침인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를 너무 일찍이 폐기하면서 미국의 견제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이번 무역갈등을 계기로 시 주석의 강경 대외노선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26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는 한 경제 전문가가 쓴 정부의 대외 무역 정책을 비판하는 글이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올리며 큰 관심을 끌었다.

중국 안신(安信)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가오산원(高善文) 박사는 "중국 관리들은 무역 마찰이나 무역전쟁에 접근하는 데 있어 정신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집권 정당은 물론 대중들 사이에서도 반(反)중국 정서가 이제 공통적인 것이 되었다"고 우려했다.

가오 박사는 중국 정부가 워싱턴의 반(反)중국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과 준비되지 않은 최종 결전에 나설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현재 처한 경제 여건에 비춰봤을 때 미국과 정면으로 충돌하기에는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 경제 전반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은 현재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6월 회의를 통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8%로 상향 조정했고, 사상 최저 수준을 보여온 실업률도 계속 하락해 연말에 3.6%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한 것도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에 기초한 조치로 평가된다.

반면 중국은 20여 년에 걸친 고속 성장을 이어오다가 연간 경제 성장률을 6%대로 줄이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예상치를 밑도는 6.8%를 기록하는 등 소매판매, 고정자산 투자 등의 주요 실물 경기 반영 지표도 좋지 않다.

중국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을 포함한 중국 경제 전반의 부채 문제도 중국 경제의 잠재된 뇌관으로 평가된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 기업과 일부 지방 정부들을 중심으로 채무 불이행 사태가 잇따르면서 디폴트 위험이 부각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런 경제 여건에서 미국과 중국 간 전면전은 미국 경제보다는 중국 경제에 더욱 큰 충격파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 압박에는 세계 최강국 지위를 위협하는 잠재적 경쟁 상대를 견제·억지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도 숨어있는데도 중국이 최근 담판 과정에서 단순한 무역 적자 축소 카드로 미국 달래기에 나선 것도 '패착'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은 협상 초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까지 미국의 지식재산권과 첨단 기술이 부당하게 중국으로 이전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중국 측이 정작 이런 미국 측의 요구에는 성의 있는 조치로 화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강경한 민족주의에 기반한 것으로 평가되는 시 주석의 대외 정책이 미국 우선주의로 대표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노선과 충돌하면서 중국이 운신할 폭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개혁개방의 설계사인 덩샤오핑은 중국의 기본 대외 정책 방침으로 '도광양회'를 제시했다. 이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대로 승계됐다.

그러나 시 주석은 대내적으로는 덩샤오핑 이래 유지되온 집단 지도체제를 약화하고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한편, 대외 정책에서도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국'임을 강조하는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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