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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보면 알 수 있다"…민선7기 밑그림 그리기 각양각색

송고시간2018-06-2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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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술은 새 부대에"…당선인들, 전문가 참여한 인수위 가동

인수위 좌표, 운영, 구성 제각각…정책 제안 창구로도 활용

자기사람 심기, 점령군 행세 등 부작용도…일각에선 "인수위 제도화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민선 7기를 앞두고 각 시도 단체장 당선인들이 인수위원회를 가동하면서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각계 전문가와 시민 등이 참여해 혁신작업을 주도하고 정책제안 창구 역할을 하는 인수위는 새롭게 펼쳐질 지방자치의 가늠자이자 핵심 동력을 확보하는 기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당선인 선거캠프 인사가 공무원 인사에 관여하며 점령군 행세를 하는 등 부작용도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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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제안 창구·시민 참여형이 대세

지방자치의 주인인 주민은 인수위에 직접 참여하거나 정책을 제안하는 창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대세다.

2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온라인 공간 '새로운 경기 위원회'(www.newgg.org) 홈페이지를 오픈한 지 이틀(27일 오전 11시 기준) 만에 방문자 수가 1만 명, 정책제안이 1천700건을 넘어섰다.

교통분야를 비롯해 교육·여성, 노동·경제·환경분야 정책제안이 접수된 가운데 인사·채용 비리, 인허가 및 사업 관련 비리 등을 제보하도록 한 '도정 핫라인' 코너에는 50건 넘는 제보가 들어오기도 했다.

지난 21일 구성된 김경수 경남지사 인수위는 '경제혁신·민생위원회'와 '새로운 경남위원회' 등 투트랙으로 운영돼 눈길을 끈다.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 등이 망라된 통합형 실무 중심의 인수위 안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국민 의견을 수렴한 '광화문 1번가'를 본뜬 도민참여센터 '경남 1번가'가 가동되고 있다.

경남 1번가는 김 당선인이 선거기간 도정운영 핵심원칙으로 제시한 도민 참여와 소통을 위한 도민참여센터 별칭이다. 경남 1번가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센터와 우편, 이메일, 전화 등으로 도민 의견을 접수해 도정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은 인수위와 별도로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시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정책제안을 받고 시민 행복소통버스를 타고 시민 의견을 듣는 경청 투어를 하고 있다. 당선인 측은 온라인 정책제안에 올라온 시민 의견을 당일 '시정명령 1호'로 공포할 계획이다.

임병택 경기 시흥시장 당선인도 분야별 전문가 25명 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민인수위원 100명을 선정하는 등 단체장들은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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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과 동침, 경쟁 당 출신 인사도 참여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의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김 당선인이 도지사 출마 선언 이전에 예비후보로 활동했던 공민배 전 창원시장, 권민호 전 거제시장, 공윤권 전 도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줄곧 보수정당에 몸담았다가 이번 선거에 김 당선인을 지원한 김오영·김윤근 전 경남도의회 의장이 자문위원으로 동참, 적과 동침도 감행했다.

여기에는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 "안 해본 것도 해보자"…강력한 혁신 추진

이용섭 광주시장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대신에 광주혁신위원회를 구성, 시정 인수작업과 함께 정책 구상에 나섰다.

김윤수 전남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영입한 광주혁신위원회는 과거 인수위를 뛰어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 산하 7개 분과위원회만 보더라도 시정 전반을 아우르고 있어 취임 초부터 강력한 시정 혁신작업을 예고했다.

인수위는 시민주권위·일자리경제위·문화관광체육위·복지여성위·환경교통안전위·도시재생위·민주인권평화위 등으로 나뉘어 광주 현안은 물론 '시민', '인권', '평화'의 개념을 행정의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이 당선인은 "단순한 업무 인수인계 활동에서 벗어나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지역 현안에 대해 혁신위원들과 시청 공직자들의 치열한 논의와 협의를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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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선 당선인들, 인수위 구성없이 '처음처럼'

재선에 성공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시장직 연속성이 있는 만큼 별도 인수위는 가동하지 않는 대신 '대구 미래비전 2030 위원회'를 지난 22일 출범시켜 미래비전과 공약실천 로드맵 수립에 착수했다.

권 시장은 또 다음 달 2일 취임식 대신 전 직원 정례조회 형태로 민선 7기를 조용하게 시작할 계획이다.

역시 재선인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당선 직후 도지사직에 복귀해 별도 인수위 구성없이 도청 간부진과 함께 민선 6기 현안을 토대로 새로운 정책을 짜고 있다.

초선인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도 인수위를 꾸리지 않는 대신 도내를 돌며 주요 현안을 주제로 릴레이 대토론회를 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대신 실·국장 간부에게 주요 업무를 보고받고는 곧바로 민생현장 행보에 나섰다.

선거기간 도민에게 한 공약을 보고하고 현장에서 직접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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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사람 심기·공무원 인사 관여 등 부작용도 빈발

울산광역시의 한 기초단체장 당선인 캠프의 실세는 자기 사람을 요직에 앉히는 조각을 하려다 다른 인수위원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인수위가 내부적으로 '밥그릇 싸움장'으로 변질하면서 점령군 행세를 하자 해당 지자체 당선인은 강한 불만을 표출한 뒤 결국 인수위를 해체하기도 했다.

또 대부분 인수위는 1억원의 예산과 행정 인력을 지원받는 경기도처럼 해당 지자체의 각종 지원을 받지만, 일부는 인수위원 임금을 지자체 자문료로 대체해 지급하거나 당선인 사비로 충당하는 등 제각각이다.

행정안전부가 이달 초 전국에 '민선 7기 인계·인수 매뉴얼'을 내려보내긴 했으나 권고일 뿐 강제성이 없어 이런 부작용을 없애려면 인수위의 역할과 업무, 권한, 규모 등을 명시해 제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손상원 최찬흥 황봉규 류성무 장영은 노승혁 강종구 한종구 이상학 김상현 심규석 홍인철)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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