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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北美 본격적 기싸움 시작…워킹그룹 구성은 성과"

송고시간2018-07-0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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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북한 유인책 고민할 것…한국의 주도적 역할 필요"

北 "美의 고위급회담 태도에 유감…동시·단계적 비핵화 해야"
北 "美의 고위급회담 태도에 유감…동시·단계적 비핵화 해야"

(평양 AFP=연합뉴스)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가운데 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오른쪽)이 7일(현지시간)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회담 중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회담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백나리 기자 = 전문가들은 평양에서 이뤄진 북미의 후속 고위급회담 결과와 관련해 양측이 확연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본격적 기 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고위급회담에서 비핵화 검증 등 핵심사안을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키로 한 것에 대해서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8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있었던 공동성명의 이행방법을 놓고 북미가 팽팽히 대립하는 것"이라며 "협상이 파탄으로 간다기보다는 비핵화와 안전보장의 방법론을 둘러싼 양측의 기 싸움이 본격화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설명대로) 북미가 워킹그룹 창설에 합의한 것이 맞다면 이번 고위급협의에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북미가 정상회담 이후 첫 실무회담에서 비핵화 워킹그룹을 만든 것은 계속해서 협상의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양측의 의지 표명이니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고위급회담에서) 비핵화 초기단계가 나오지 못했고 양측간에 입장차가 계속되면서 기대했던 성과에는 좀 못 미치는 결과 아닌가 싶다"면서 "판이 깨질 정도로 위험한 상황은 아니고 앞으로 워킹그룹에서 논의하며 미국도 북한에 대한 유인책이 무엇일지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간 입장차가 분명히 드러난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번 북미고위급회담은 북한도, 미국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신속하게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가지고 있지 못함을 보여줬다"면서 "한국 정부가 제3의 해법을 찾아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순안공항서 작별 인사하는 폼페이오와 김영철
순안공항서 작별 인사하는 폼페이오와 김영철

(평양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7일(현지시간) 이틀간에 걸친 고위급 회담을 마치고 북한을 떠나기 직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북한이 전날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을 비난하며 종전선언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우리는 비핵화를 결심했고 적대관계 해소의 첫 조치를 종전선언으로 보고 있는데 미국은 한미군사연습 중단 정도를 적대관계 해소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라고 보는 것 같다"면서 "종전선언까지는 해줘야 비핵화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 북한 생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처음부터 그런 계획 속에서 판문점선언에서도 올해 내로 종전선언을 한다는 합의를 했던 것이고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도 (관련 얘기를) 주고받았는데 그에 대해 미국의 진전된 입장 표시가 없다는 것에 불만을 표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 측은 일관되게 비핵화 이행이 어느 정도 이뤄진다는 전제로 종전선언에 접근했던 것"이라며 "북측이 종전선언에 커다란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미국을 비난하는 구실로 삼은 것 같다"고 봤다.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대미 비난에 나서며 시간 끌기를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 센터장은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을 가고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공식적 방법으로 미국을 비난한 것은 대화를 장기간 끌고 가고자 하는 북한의 셈법"이라며 "북한의 본격적인 밀고 당기기와 시간 끌기가 가시화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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