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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애도의 심연·노동자의 이름으로

송고시간2018-07-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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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을 채워라·개인의 거울·끝없는 사람·문학이 미래다

[신간] 애도의 심연·노동자의 이름으로 - 1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애도의 심연 = 문학평론가이자 서강대 국문학과 교수인 우찬제의 여섯 번째 비평집.

저자는 "산다는 것은 어쩌면 매 순간 심연 속으로 사라지는 어떤 것들에 대한 애도 작업의 연속인지도 모르겠다"며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이래 세계 문학은, 특히 진지한 문학은 애도의 수행과 긴밀한 친연성을 지녔던 것 같다"고 말한다. 또 "애도의 심연을 통해 한국 문학은 가까스로 불가능성에의 꿈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며 애도를 주제로 한국문학 작품들을 분석한다.

이동하, 오정희, 임철우 등 오랜 시간 성찰적인 소설들을 써온 작가들의 작품에서 꾸준히 발견되는 애도와 치유에의 의지를 짚어보고, 1990년대 등장한 한강에서부터 2000년대 천운영, 김애란, 한유주, 김성중까지 각자 독특한 문체와 주제의식을 보이며 약진해온 여성 소설가들을 분석한다. 해외 독자와 청중을 대상으로 한 강연 글도 여러 편 담았다.

모바일 시대 독자들을 고려해 비평문과 연관된 각종 회화를 볼 수 있게 QR코드를 삽입하기도 했다.

문학과지성사. 554쪽. 2만3천원.

[신간] 애도의 심연·노동자의 이름으로 - 2

▲ 노동자의 이름으로 = 이인휘 작가의 새 장편소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노동운동사를 소설적 장치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중 한 명은 실재 인물인 양봉수 씨다. 그는 1995년 노조 대의원 활동을 하던 중 노사협의 없는 신차 투입해 항의하다 두 번째 해고를 당하고, 그해 5월 공동소위원회 출범식장에서 분신했다. 당시 현대차 노조는 노사협조주의를 지향했던 집행부여서 노동 강도 강화와 회사 측의 노무관리에 협조적인 상태였다. 이에 대한 항의로그는 분신을 택한 것이다.

이 사건은 현대차 노조운동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 현대차 노동자들은 그의 희생을 바탕으로 새로운 민주노조를 건설하게 됐다. 이 책은 양봉수 씨의 뜻을 기리는 '서영호·양봉수열사정신계승사업회'에서 기획하고 소설가 이인휘가 집필한 일종의 '평전소설'이다. 그 속에 작가는 가상인물 '김광주'를 창조해 노동운동의 연대와 배신, 투쟁 등의 이야기를 직조해냈다.

삶창. 512쪽. 1만5천원.

[신간] 애도의 심연·노동자의 이름으로 - 3

▲ 공백을 채워라 = 일본 현대문학의 기수로 꼽히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죽은 자들이 살아 돌아온다는 SF적 설정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의 자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이 소설은 작가가 자신의 '제3기' 작업 마지막에 해당한다고 밝힌 작품이다. 제1기에 해당하는 초기 로맨틱 3부작과 실험적인 단편 창작에 몰두한 2기를 거쳐 2008년 '결괴'부터 범죄소설 형식을 빌려 현대사회 여러 문제를 조명해왔다.

3년 전 자살을 했다 살아 돌아온 평범한 30대 남성이 자기 죽음에 관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형식 안에 '사람은 왜 스스로 목숨을 끊는가?'라는 묵직한 명제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았다.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600쪽. 1만5천800원.

[신간] 애도의 심연·노동자의 이름으로 - 4

▲ 개인의 거울 = 김정환 시인의 신작 시집. 1980년 등단 이후 38년간 시를 써온 시인이 24번째로 내는 시집이다. 2016년 내놓은 시집 '내 몸에 내려앉은 지명' 이후 발표한 작품들을 담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서 육체의 늙음과 지리멸렬한 누대의 시간을 포착해내는 깊은 통찰 속에 서정과 서사가 어우러진다.

"내 안으로 계속 들어서는 나의 장면들 나를 벗고/장면을 벗고 '들'만 남는 깊이가 액체 투명보다 더/출렁이는 느낌./이게 나라면 명징할 수밖에 없는 최후의 보루 혹은/무늬가 죽음일까/밑반찬일까, 생이 신(神)을 신이 죽음을 죽음이 다시/생을 거울 속 거리(距離) 없는 비유로 얼마나 닮아야/결과일 수 있을까." ('서(序)' 부분)

창비. 46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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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는 사람 = 이영광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전작 '나무는 간다' 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사람이 지닌 한계이자 매개인 몸을 통해 사람다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예전에, 수술받고 거덜 나 무통 주살 맞고 누웠을 적인데/몸이 멍해지고 나자, 아 마음이 아픈 상태란 게 이런 거구나 싶은/순간이 오더라고, 약이 못 따라오는 곳으로 글썽이며/한참을 더 기어가야 하더라고//마음이 대체 어디 있다고 그래? 물으면,/몸이 고깃덩이가 된 뒤에 육즙처럼 비어져 나오는/그 왜, 푸줏간 집 바닥에 미끈대던 핏자국 같은 거,/그 눈물을 마음의 통증이라 말하고 싶어" ('마음 1' 부분)

문학과지성사. 182쪽. 8천원.

[신간] 애도의 심연·노동자의 이름으로 - 6

▲ 문학이 미래다 = 번역가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욱동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초빙교수의 문학평론집. 총 10개의 글을 묶었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홍수 속에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속성 '이야기하는 힘'이야말로 미래를 이끌 자산이라고 말한다. 또 문학이 인간의 미래가 되려면 고급문학과 대중문학, 순수문학과 통속문학을 구분 짓기보다 절충과 화해를 통해 문학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국문학을 한국의 좁은 울타리에 가두지 않고 넓게는 동아시아 문학과 인문학, 더 넓게는 세계 문학의 관점에서 파악하려 한다.

소명출판. 385쪽. 2만2천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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