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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철도를 꿈꾼다'…KTX 해고승무원들이 보낸 '눈물의 12년'

송고시간2018-07-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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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여승무원 집회
KTX여승무원 집회

7일 수색역 서울차량사무소에서 KTX여성승무원, 서울차량지부 노조원 등 500여명이 사측의 '부당한직위해제 철회'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최재구/사회/2006.3.7 (서울=연합뉴스)
jjaeck9@yna.co.kr

<저작권자 ⓒ 2005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2006년 정규직 직접고용을 요구하다 파업 끝에 해고된 KTX 여승무원들에 대한 고용 문제가 만 12년2개월만에 해결되면서 이들의 눈물겨운 투쟁도 끝을 맺게 됐다.

이들 해고승무원은 2004년 KTX가 개통되면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승무원을 뽑는다는 소식에 지원했고, 코레일의 자회사인 한국철도유통에 고용됐다.

당시 '지상의 스튜어디스'로 불리기도 했던 이들은 계약 기간 2년이 지난 2006년 고용 불안에 직면했다.

당시 코레일은 KTX관광레저에 승무업무를 위탁하기로 하고 승무원들에게 KTX관광레저로 이적 계약을 제안했다. 이는 근로자를 2년 넘게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한 법망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KTX관광레저로의 정규직 전환 제의를 거부하고 코레일에 직접고용과 정규직화를 요구하던 중 그해 5월 해고됐다.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이후 단식농성과 서울역 뒤편 40m 높이의 조명 철탑 고공농성 등 물리적 투쟁을 벌였다. 삭발도 했고, 쇠사슬로 몸을 묶은 채 연좌 농성도 했다.

파업중 정리해고 된 KTX 여승무원들 서울지방청 점거농성
파업중 정리해고 된 KTX 여승무원들 서울지방청 점거농성

파업중 정리해고 돼 200여일 동안 복직 투쟁을 벌여온 KTX 여승무원들 21일 서울 신당동 서울지방노동청을 점거해 철도공사측의 '불법 파견에 대한 재조사 결과 즉시 발표'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황광모/사회/ 2006.9.21 (서울=연합뉴스)
hkmpooh@yna.co.kr

<저작권자 ⓒ 2006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파업 투쟁 100일째이던 그해 6월 8일에는 KTX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1천500인의 선언을 발표했고, 청와대 행진부터 노동부 장관 면담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투쟁을 이어갔다.

해고승무원들은 2010년 8월 코레일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확인 등 청구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아냄으로써 눈물을 닦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2015년 2월 대법원이 "승무원과 코레일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하면서 다시 투쟁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KTX 해고 승무원, 대법 앞에서의 외침
KTX 해고 승무원, 대법 앞에서의 외침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 지부장 등 해고 승무원들이 2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농단 수사 변호사를 자처하는 대법원을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날 대법원은 2015년 2월 내려졌던 KTX 해고 승무원 판결에 관해 "해당 사건은 관여 대법관 전원이 심혈을 기울인 사건"이라면서 "재판연구관실의 집단지성과 대법원 소부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보도 참고자료를 냈다. 2018.6.21
hihong@yna.co.kr

이런 가운데 2015년 11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상고법원의 성공적 입법추진을 위한 BH(청와대)와의 효과적 협상 추진전략' 문건에 KTX 승무원 재판이 언급된 것으로 올해 5월 파악되면서 당시 대법원의 판단은 '재판거래' 의혹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해고승무원들은 올해 5월 서울역 서부역 앞에서 10여 년 만에 다시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대법원 항의 방문 등 투쟁을 이어가던 이들은 종교계와 함께 오영식 코레일 사장과 면담하면서 복직 투쟁에 박차를 가했다.

이달 들어 9일부터는 철도노조와 코레일 간 해고자 복직 교섭이 시작됐다. 그리고 21일 새벽 자회사 취업 없이 소송을 진행한 승무원 180여 명을 코레일이 경력직으로 특별채용하기로 결론이 나면서 12년에 걸친 이들의 아픈 역사도 끝이 났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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