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게임 SW 수출액, 실제와 큰 차이…허수 집계 논란

최현석 기자 기자 페이지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정부의 게임 소프트웨어(SW) 수출액 통계에 허수가 포함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2일 SW업계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작년 7월부터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게시하는 월별 ICT 수출액에 게임 SW 수출액을 포함했다.

과기부는 자체 조사 결과가 없는 2013~2016년 수치는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분기별 게임 SW 수출액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KOCCA가 집계한 2016년 4분기 게임 SW 수출액이 9억8천100만달러면 이를 3분의 1로 나눈 3억2천700만달러를 10~12월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분기 수출액을 3등분해 월별 수출액으로 적용한 것은 실제 수출액을 반영하지 못한 허수라는 지적이다.

특히 작년 상반기부터는 통계 게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집계에 시간이 걸리는 KOCCA의 해당 분기 조사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채 직전년도 수출액 증감률을 반영한 추정치를 적용했다.

2015년 1분기~2016년 1분기 증감률을 고려했을 때 작년 1분기 수출액이 어느 정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한 뒤 이를 3등분해 1~3월에 적용하는 식이다.

하반기에는 이러한 추정치에다 일부 대형 게임 SW 기업의 수출 실적을 반영해 두 달마다 같은 금액의 수출액을 게시했다.

이에 따라 과기부와 KOCCA 간 수출액 통계가 큰 차이를 보였다.

작년 3분기 KOCCA의 게임 SW 수출액은 12억5천745만달러였지만, 과기부의 7~9월 집계치는 9억1천274만달러로 3억4천471만달러(약 3천900억원)나 차이가 났다.

올해부터는 게임 SW 업체들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해 수출액을 집계하고 있지만, 응답률이 높지 않아 신뢰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과기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함께 게임 SW 수출액을 집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지난 4월 게임 SW 수출액은 2억2천400만달러였지만 5월에는 33분의 1 수준인 700만달러로 급감했다.

표본 업체가 45개지만 4월과 5월에는 각각 13개 업체와 15개 업체만 응답했다.

수년간 응답률이 높았던 12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KOCCA에 비해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5월 수출액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SPRI는 5월 통계를 삭제했다.

SPRI는 월별 SW 기업들의 수출액을 매월 입금된 금액 기준으로 집계한다고 설명했지만, 작년까지 KOCCA의 조사를 근거로 추정한 만큼 잘못된 설명이다.

통계청 KOSIS에 2017년 이후 수치를 잠정치(p)로 표시한 부분도 추정치(e)로 변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연구기관의 한 연구위원은 "수출액은 확정 수치"라며 "특별한 이유 없이 분기 수출액을 나눠 월 수출액으로 게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AIT 관계자는 분기별 통계를 월별로 나누는 기법도 신뢰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수출액 조사 초기여서 응답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기업이 많지만 3년 정도 지나면 집계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ICT 통합분류체계 개정으로 작년 7월부터 게임 SW 수출도 SW 수출 통계조사에 포함됐지만 모집단이 많지 않아 KOCCA 통계에 많이 의존했다"며 "통계청 KOSIS 등에 설명을 수정하는 등 사용자 오해가 없도록 조처하고, 수출액 집계의 신뢰성을 높이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표] 과기부-KOCCA 게임 SW 수출액 비교

(단위: 천달러)

주) KOCCA 통계는 분기 기준

2017년 이후 과기부 통계는 잠정치

(자료: 통계청, 과기부, SPRI, KOCCA)

harris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8/08/12 06: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