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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채권시장에서 해외투자자 '엑소더스'

송고시간2018-08-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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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간 93조원 매도…포퓰리스트 예산안에 조마조마

이탈리아 서유럽 최초 포퓰리스트 정권 출범[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탈리아 서유럽 최초 포퓰리스트 정권 출범[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공공지출 확대를 기치로 내건 포퓰리스트 정권이 출범한 이탈리아에서 해외투자자들이 급속도로 이탈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중앙은행(ECB) 자료를 인용, 해외투자자들이 보유한 이탈리아 국채가 올해 5월 340억 유로(약 44조300억원), 6월 380억 유로(약 49조2천100억원) 순감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5월 감소액이 역대 최고였고 6월에는 그 기록을 갈아치우는 신기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국채의 수익률은 10년 만기 채권이 최고점 근처에 머무는 등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수익률은 유럽연합(EU)이 압박하는 긴축정책에 큰 반감을 지닌 오성운동과 동맹이 지난 5월 연립정권을 구성하자 최고점을 찍었다.

이탈리아 채권시장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회피의 지표로 간주되고 있다.

정부가 첫 예산안을 두고 협상하는 와중에 국채가 계속 불안한 상태로 머물 것이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 달러가치 상승에도 상대적으로 민감한 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권·투자금융 그룹인 제프리스의 수석 EU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오언은 "외국인들의 이탈리아 국채 매도가 6월에도 계속될 줄은 알았지만 그 수치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해외투자자들과는 반대로 움직였다.

올해 2분기(4∼6월)에 이탈리아 국내 금융기관들의 자국 국채 보유액은 400억 유로 이상 늘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부채위기가 한창이던 시절 이후 최고 증가액을 기록했다.

해외투자자들은 유로존의 경제·재정 전망과 함께 오성운동·동맹 연정이 오는 10월 중순에 발표할 첫 예산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T는 포퓰리스트 정권의 재정 지출 확대 성향 때문에 이탈리아의 국가재정 운영 목표치들이 파탄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국제채권 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 닉 가트사이드는 "이탈리아의 경제 기초여건은 실제로 괜찮다"며 "재정이 화약고여서 시장이 주시하는 것이지 지나고 나면 좀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모로 바토란젤리 채권담당 CIO도 예산안 논의가 마무리되면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의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고 이탈리아 개인투자자와 국영은행이 시장에 복귀해 국채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이탈리아 채권시장 문제가 다른 유로존 시장으로 아직 확산하고 있지는 않다고 제프리스의 이코노미스트 오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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