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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출구 찾을까…오늘 협상 시작(종합2보)

송고시간2018-08-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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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23일 160억달러 상대국 제품 25% 관세 발효

中외교부 "양측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 기대"

SCMP 전문가 인용 보도…"양국관점 달라 교착 오래갈 듯"

(베이징·홍콩·서울=연합뉴스) 안승섭 심재훈 특파원 김윤구 기자 = 올해 들어 지구촌 경제와 교역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해법을 모색할 양국 대표단의 협상이 22일(현지시간) 시작된다.

양국이 23일부터 각각 160억달러 어치의 상대국 제품에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는 위안화 환율 문제가 핵심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번 차관급 협상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이 각각 대표로 나온다.

양국이 한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는 것은 지난 6월 초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베이징에서 만난 이후 처음이다.

미중 대결·무역전쟁 (PG)
미중 대결·무역전쟁 (PG)

[제작 최자윤, 정연주] 일러스트

이번 협상 시기는 공교롭게도 양국의 추가 관세부과 시점과 맞물렸다.

160억달러(약 18조원) 어치의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는 23일 발효될 예정이다. 중국도 같은 날 동일한 규모의 미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또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미 무역대표부(USTR)의 공청회는 20일 워싱턴에서 이미 시작됐다.

미국은 소비재도 처음으로 포함된 수천 가지 제품에 대해 10% 또는 25%의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27일까지 6일간 열리는 공청회에서 360개 기업과 협회의 임원들은 관세가 개별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진술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정부가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천억달러 규모 제품에 관세를 물리려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관세 폭탄을 거두기 위한 협상을 재개한다는 것이다.

협상에 나서는 재무부는 당근을 제시하고 미국 무역대표부는 채찍으로 위협하는 방식은 트럼프가 모두 승인한 것이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회담은 양측이 무역분쟁을 다룰 방법을 찾는 것이 목적이며, 향후 추가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양측 관계자들이 말했다.

협상이 순조롭게 풀린다면 양측은 11월 다자간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무역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워싱턴의 미중 무역협상 재개에 대해 "중미 양측이 협상을 시작한 김에 모두 받아들일 수 있고 전 세계와 소비자 이익에 부합하는 좋은 결과를 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협상이 시작하기도 전에 협상을 방해하는 각종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면서 "양측이 신중하게 마주앉아 서로에 유리한 결과를 도출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제공]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는 벌써 무역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에드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CNBC 방송에서 양국의 협상이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협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미국이 관세부과 계획을 밀어붙이고 중국도 예고대로 보복하는 시나리오는 잠재적 위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을 앞두고 20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의 무역 분쟁을 끝낼 시간표는 없다면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또한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전에도 위안화가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발언으로 미뤄보면 이번 회담에서 위안화 환율 문제는 지적 재산권 보호와 산업 보조금 철폐, 시장개방 확대 등과 함께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에 지난 4월 초부터 10% 가까이 떨어진 위안화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도록 압력을 넣을 것이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율 관세로 중국을 계속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안화 약세는 중국의 수출품 가격을 낮춰 중국이 무역전쟁의 피해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

미국은 앞서 이미 기계류와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한 34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도 같은 규모로 반격했다.

이번 2천억 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가 결정되면 소비자들이 9월 말부터 직접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 전망 악화를 우려해 관세부과 예외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공급업체를 찾기가 어렵다면서 다른 나라에 공급망을 갖추는데 시간과 자원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티머시 스트랫퍼드 전 USTR 부대표는 이번 협상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마치 슈퍼볼 우승자와 월드컵 우승자가 함께 축구경기를 하는 것과 같다"며 "양측은 경기 규칙과 운영 방식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을 지니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 등으로 민간기업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무역전쟁으로 중국에 대한 봉쇄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한다.

스트랫퍼드 전 부대표는 "서로 각자의 방식으로 경기할 때 양쪽 어느 곳도 규칙 변경을 원하지 않는다면 경기를 아예 중단하거나 새 규칙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단기간에 경제구조를 바꿀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양국 갈등은 오랜 기간 교착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더구나 무역갈등에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와 지정학적 고려까지 얽혀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양국이 추가 관세 부과와 별도 제재로 계속 맞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kimyg@yna.co.kr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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