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사이테크 플러스] 고부가가치 '단결정 금속 포일' 싸고 손쉽게 만든다

송고시간2018-10-19 03:0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IBS 연구진 "비용 1천분의 1로 낮춘 제조기술 개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전기전도도 등 물리적 특성이 우수한 고부가가치의 '단결정 금속 포일'을 상용 다결정 금속 포일을 이용해 싸고 손쉽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무접촉 열처리를 이용한 단결정 구리 포일 제작
무접촉 열처리를 이용한 단결정 구리 포일 제작

상용 다결정 구리 포일을 석영 거치대에 매달고 수소와 아르곤 가스만 있는 상태에서 고온의 열을 가해 손쉽게 단결정 구리 포일을 제조했다. (위 그림). 제조된 단결정 구리 포일을 후방산란전자회절(EBSD)으로 분석한 결과 포일 전체에 걸쳐 균일한 파란색 이미지가 나타났다. 이는 포일 전체가 하나의 결정 방위만을 갖는 단결정임을 의미한다. [IBS/UNIST 제공=연합뉴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로드니 루오프 단장(UNIST 특훈교수) 연구팀은 19일 신형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유원종 성균관대 교수와 공동으로 싼값에 살 수 있는 다결정 금속 포일을 열처리하는 방법으로 고부가가치의 단결정 금속 포일을 손쉽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이날 게재됐다.

단결정 재료는 재료 전체에서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상태로, 배열방향이 서로 다른 단결정들이 합쳐진 다결정 재료보다 물리적 특성이 우수하다. 한 예로 단결정 실로콘 태양전지 효율은 25%로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20.4%)보다 훨씬 높다.

단결정 금속 포일은 다결정 금속 포일에 비해 표면 특성이 균일하고 전기전도도가 우수하지만 제조비용이 비싸고 대면적 제작이 어려운 한계가 있어 일부 분야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무접촉 열처리'(contact-free annealing)라는 새로운 제조 공정을 개발해 기존 제조법의 1천분의 1 정도 비용으로 최대 32㎠의 대면적 단결정 금속 포일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무접촉 열처리 기술은 다결정 금속 포일을 공중에 매달고 산화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산소 등을 완전히 차단한 채 수소와 아르곤 가스만 있는 상태에서 금속의 용융점에 가까운 고온으로 가열하는 방식이다.

비접촉 열처리에 따른 구리 금속 포일의 조직 변화
비접촉 열처리에 따른 구리 금속 포일의 조직 변화

초기 결정립(보라색)에서 표면에너지가 낮은 결정립(파란색)이 나타나며, 이는 주변 다른 결정립들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며 크게 성장한다. 최종적으로 포일 전체가 하나의 결정립으로 이뤄진 단결정 상태가 된다. [IBS/UNIST 제공=연합뉴스]

이 공정에서 두께 100㎛ 이하인 다결정 금속 포일 안에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던 금속 원자들이 가장 안정되고 규칙적인 단결정 구조로 재배열되면서 4㎝×8㎝ 넓이의 금속 포일 90% 이상이 단결정으로 바뀐다.

이 기술로 만든 단결정 구리 포일은 원재료인 다결정 구리 포일보다 전기저항이 7%가량 낮은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보였다. ㎠당 38원 수준인 다결정 구리 포일이 공정을 거친 뒤 18만원 수준의 단결정 포일로 바뀐 것이다.

다결정 금속 포일과 단결정 금속 포일의 비교
다결정 금속 포일과 단결정 금속 포일의 비교

다결정 금속 포일(왼쪽)은 여러 개의 결정립으로 이뤄져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표면에 결정립계(결정의 경계)가 관찰된다. 이와 달리 하나의 결정립으로 이뤄진 단결정 금속 포일(오른쪽)은 결정립계가 관찰되지 않는다. [IBS/UNIST 제공=연합뉴스]

연구팀은 또 무접촉 열처리로 제작한 단결정 금속 포일을 기판으로 사용해 다결정보다 전기적·열적 성능이 우수한 단결정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성장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공정은 단결정 금속의 제조비용을 대폭 절감해 단결정 금속의 상용화와 단결정 그래핀 등 차세대 전자소재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이 연구를 통해 구리, 니켈, 코발트, 백금 등 다양한 금속들을 손쉽게 단결정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실리콘 단결정 성장 기술의 발견이 현재 반도체의 역사를 연 것처럼 이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드니 루오프 단장(왼쪽)과 신형준 교수(가운데)·진성환 박사
로드니 루오프 단장(왼쪽)과 신형준 교수(가운데)·진성환 박사

[IBS/UNIST 제공=연합뉴스]

scitech@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