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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정신과 의사가 22년간 진료?"…영국 '발칵'

송고시간2018-11-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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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외국서 의사 면허 딴 3천여명 정밀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영국 의료당국이 외국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한 3천여 명에 대해 자격증 취득 경로와 진위 여부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영국 의사 [PA Wire=연합뉴스]
영국 의사 [PA Wire=연합뉴스]

조사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영국에서 정신과 의사 행세를 해온 50대 여성이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의사 자격증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데 따른 것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의료인을 관리 감독하는 영국의료위원회(GMC)에 따르면 졸리아 알레미(56)는 20여 년 이상 보건의료기관에서 의사로 일해 왔다.

그는 치매 환자나 정신과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돌봐왔다.

그러면서 모국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고 주변에 말했다.

알레미의 사기 행각은 그가 2016년 해변 마을 워킹턴의 치매 환자 클리닉에서 만난 84세 미망인의 시가 150만 달러(17억원 상당) 부동산을 가로채려한 혐의로 지난달 징역 5년형을 선고받으면서 드러났다.

여기에 최근 현지 언론이 그의 이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영국 매체 뉴스앤스타는 뉴질랜드 보건당국을 상대로 취재에 나서 알레미가 1992년 의학 공부를 1년 만에 중단했고 인간생물학 학위만 소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 보건당국은 "알레미가 의사 면허를 취득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영국으로 건너와 뉴질랜드 등 과거 영국 식민지에서 영국으로 온 의사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그럼에도 다른 의사들과 똑같은 권한을 행사해 왔다고 GMC가 성명을 통해 밝혔다.

환자 처방을 내리는 것은 물론, 환자의 동의 없이 치료에도 나섰다는 것이다.

GMC 대표 찰리 매시는 "가짜 자격증을 이용해 의료행위를 한 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GMC는 알레미가 취득한 자격증은 2003년 폐지되고 다른 것으로 대체됐다고 말했다.

알레미 사건을 계기로 그와 같은 경로로 의료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영국에서 일하고 있는 3천여 명의 외국 출신 의사들을 정밀 검증하고 있다고 GMC는 말했다.

GMC는 "알레미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외국 출신 의사들은 모두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의사 면허 취득과정을 들여다보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 병원 [PA Wire=연합뉴스]
영국 병원 [PA Wire=연합뉴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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