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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무원칙 세종교육청, 고교 배정 확정발표 결국 '연기'

송고시간2019-01-1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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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난 첫배정보다 뒷순위 밀린 195명 구제 등 당초 오늘 발표 계획

교육감 "법률 검토 필요, 1월 넷째 주 중 발표"…학교 현장 혼란 가중

고개 숙인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고개 숙인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세종시교육청이 고교 신입생 배정 절차를 전격적으로 연기했다.

지난 11일 첫 배정 당시 시스템 오류, 여섯 시간 만에 재배정, 첫 배정보다 뒷순위로 밀린 학생 구제, 학부모 반발에 따른 확정발표 연기 등 일련의 교육청의 원칙 없는 졸속 행정으로 학생과 학부모, 학교 현장에서는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18일 안내문을 통해 "2019학년도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 배정 확정 결과를 오전 10시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고입 배정 관련 법률적 검토가 필요해 1월 넷째 주 중으로 연기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최 교육감은 "다시 한번 학생과 학부모님 그리고 학교 관계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고교 예비소집일도 당초 1월 22일 오후 2시에서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11일 오후 3시에 발표한 '2019학년도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 배정' 결과에 오류가 생기면서 '우왕좌왕' 교육 행정의 발단이 됐다.

올해 처음 도입된 '국제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동시 지원 제도'에 따라 해당 학교에 우선 합격한 109명이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에 중복으로 배정된 것이다.

교육청은 여섯시간여 만인 오후 9시께 109명을 제외한 학생을 대상으로 재배정한 결과를 학부모에게 알렸다.

대상은 오는 3월 개교하는 다정고를 포함한 13개교 2천775명이다.

이 과정에서 최초 배정보다 뒷순위 지망학교로 배정된 학생이 195명이나 나왔다. 이 가운데 193명은 최초 1지망 학교에서 2·3지망 학교로 배정받았다.

학부모 100여명이 교육청의 성급한 재배정에 따라 자녀가 피해를 봤다며 밤샘 농성을 벌이자 교육청은 재배정 결과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구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종시교육청 표지석
세종시교육청 표지석

[촬영 이은파]

교육청이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84명이 첫 배정 학교로 진학을 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원이 초과한 학교와 미달한 학교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한솔고(+36)와 아름고(+43), 종촌고(+27), 보람고(+29), 새롬고(+47) 등 5개 학교는 배정 학생수가 늘었다. 종촌고를 제외한 4개 정원 초과 학교는 학습이 증설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성남고(-9), 도담고(-1), 고운고(-24), 양지고(-23), 두루고(-34), 소담고(-31), 다정고(-60) 등 7개 학교는 최소 1명에서 최대 60명까지 줄어 미달 사태를 맞게 됐다.

정원 미달 사태를 맞은 고교에 배정된 학생들의 학부모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도 구제된 학생들의 학부모처럼 교육청을 찾아 항의하는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고 있다. 이들은 내신 불이익 등으로 자녀들이 대학입시에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구제대책을 취소하고 재배정 결과대로 조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70여명은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교육청 4층 대회의실에 진을 치고 교육감 면담을 요구했다.

대회의실을 찾은 최교진 교육감은 "법률적인 내용을 살피지 못하고 (배정 오류에 대한 구제 결정을) 교육적인 부분만 생각했다"며 "법률 검토를 거친 뒤 배정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발언을 마친 뒤 퇴장하려는 최 교육감과 학부모, 직원들이 서로 뒤엉키며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사태를 초래한 배정 오류 발생의 원인은 프로그램 버그(bug)로 파악됐다.

이유 없이 오류 메시지가 출력되거나 프로그램이 오작동하는 경우로 일반적으로 코딩오류를 뜻한다.

배정 업무를 담당한 위탁업체는 지난 16일 교육청에 이런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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