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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올해도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송고시간2019-11-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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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 '군사대비태세 유지' 강조…내년, 연합훈련도 조정될 듯

美에스퍼, '외교 노력' '선의의 조치' '협상 복귀' 등 외교적 화법 동원

연합공중훈련 연기...한미 공동기자회견
연합공중훈련 연기...한미 공동기자회견

(방콕=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이달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7

(방콕=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미 국방 당국이 17일 이달 중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한 것은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어느 정도 고려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무엇보다 조속한 비핵화 협상을 견인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키리졸브(KR:Key Resolve) 연습과 독수리훈련(FE:Foal Eagl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3대 연합훈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데 이어 작년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까지 유예한 것에 대해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도 이번에 또 연기 결단을 내렸다.

한미는 이달 중에 대대급 이하의 연합공중훈련을 시행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준비 중이었다. 훈련은 이르면 이번 주중에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한국 공군과 미 7공군이 각각 연습하다가 막바지에 모여 대대급 이하 수준에서 상호운용성 등 연합 공중방위태세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계획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 항공통제기(피스아이) 등이, 미군의 F-16 전투기 등이 연합공중훈련에 동원될 예정이었다.

이들 항공기는 유사시 한반도 상공을 수호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주력 전력들이어서 평시 연합훈련을 통해 전시에 대비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

이번 연기 결정으로 한국 공군과 미 7공군은 각자 소규모 위주의 훈련으로 대비태세 능력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양국 국방 당국 결정에 대해 '북한 눈치 보기', '연합 공중대비태세 약화를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북한 국무위원회는 지난 1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대통령이 자랑할 거리를 안겨주었으나 미국 측은 이에 아무런 상응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우리가 미국 측으로부터 받은 것이란 배신감 하나뿐"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지만, 한반도의 연합전력에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미국의 전력, 한반도에 있는 전력은 최상의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에스퍼 장관은 "북한 비핵화 합의에 응하기 위한 문을 열어두기 위해 연습을 조정하는 우리의 의도가 자칫 우리의 공동 목표와 이익, 가치를 증진 및 수호하기 위한 공약이 약화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이 약화하는 것으로 오판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를 북한에 보내는 한편, 연합대비태세 약화가 불 보듯 뻔한 것 아니냐는 등의 식으로 고강도 비판은 자제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 웨스트포인트(육사)를 나와 보병 장교로 걸프전에도 참전한 경험이 있는 에스퍼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외교적인 노력', '선의의 조치', 협상 테이블로 복귀' 등 이례적으로 외교적인 화법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정경두 국방장관도 "한미 양국은 철통같은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미 연합전력은 상시 즉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국방 당국은 '비핵화 대화' 기조가 계속 유지되는 한 내년에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축소 조정하거나 유예, 연기 조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 국방부는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을 통해 조정된 연합연습과 훈련이 연합방위태세와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이뤄지기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내년에도 상황에 따라 연합훈련의 조정과 유예 기조가 계속될 여지가 있음을 SCM 공동성명에 명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작년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PG)
작년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이에 군의 한 관계자는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지휘통제통신(C4I)체계가 워낙 잘 갖춰져 있어 미군과의 의사소통이나 상호운용성 배양 능력 등에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대규모 연합훈련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부대의 연합훈련은 계획대로 진행해왔다.

해병대의 경우 한반도에서 실시하는 양국 해병대 훈련인 '케이맵'(KMEP) 훈련을 올해 대대급 13회, 병과별 11회 등 총 24회 실시한 바 있다. 이는 최근 3년간 시행된 KMEP 훈련 중 가장 많은 횟수다. 2017년에는 17회, 2018년에는 11회를 실시했다. 내년에는 KMEP 훈련을 22회 실시할 계획이다.

한미는 작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한 이후 KMEP 훈련을 축소했으나 올해부터 대대급 이하 부대를 중심으로 정상화했다. 그러나 연대급 이상의 병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은 하지 않고 있다.

[그래픽] 축소·연기되는 주요 한미연합 훈련
[그래픽] 축소·연기되는 주요 한미연합 훈련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한미 국방 당국이 17일 이달 중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한 것은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어느 정도 고려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무엇보다 조속한 비핵화 협상을 견인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jin34@yna.co.kr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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