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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 - 골다공증

2015-04-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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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란 환자를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환자들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는데 그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면서 질병에 대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거든요. 또한 현재까지의 치료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환자들도 있는 만큼 연구에도 열심히 매진해야 합니다. 늘 열린 자세로 새로운 정보를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중요한데 특히 골다공증은 빠른 속도로 계속 발전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최신 지식을 열심히 배우려고 애쓰는 사람이 좋은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골다공증 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진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에게 좋은 의사란 어떤 의사인지에 대해 묻자 돌아온 답이었다.

임승길 교수는 골다공증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해 맞춤형으로 치료하기 위해서 의사는 늘 배우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골다공증은 골량이 감소하거나 뼈의 질적인 변화로 인해 골절의 위험이 증가된 상태로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증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소리 없이 찾아오는 밤손님'으로도 불린다.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50세 이상 인구에서 골다공증의 유병률은 여성 32.6%, 남성 4.9%에 이르는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엉덩방아만 찧어도 무른 뼈가 바스라지듯 부러지고 마는 것이 골다공증입니다. 환자가 골절을 경험한 것은 이미 골다공증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의미인데 대부분의 환자들은 골다공증이 원인이라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골절이 무서운 것은 육체적인 고통 못지않게 심리적인 위축감도 크다는 것인데 평소 자신의 골밀도를 확인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임승길 교수는 골다공증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알린 1세대 의사로 구분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석.박사를 받은 후 일본 도쿄대 의대 교환교수. 미국 하버드대 의대 부속 매스제너럴병원 객원교수 등을 역임했다.

"1985년도부터 국내에서 골다공증 환자의 진료를 보고 있는데 그 당시에는 골다공증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이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일례로 예전에는 등이 활처럼 굽어도 병인 줄 모르고 늙어서 그러려니 했거든요. 하지만 그것이 골다공증의 주요한 증상이고 초기에 약물치료만 잘하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건강강좌도 많이 열고 대국민홍보에 힘을 쏟았는데 그 덕분에 요새는 조기에 골다공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린 환자들의 경우 치료가 어렵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개발이 한창인데 우리나라 의사들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

실제로 이러한 임승길 교수의 신약 연구에 대한 관심은 좋은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이라는 결실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하버드의대 부속 메스제너럴병원에서 근무할 때 부갑상선 호르몬이라고 하는 뼈 형성을 촉진하는 약제를 대량생산하는 연구에 참여했는데 FDA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까지도 좋은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또 작년에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함께 골다공증 치료물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는데 고령화 사회에서 사회, 경제, 의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골다공증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여전히 많은 의사들이 환자만 보고 있지만 미국은 전혀 다릅니다. 새로운 치료법이나 치료기기, 신약을 연구하는 연구소가 많은데 아파하는 환자들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분야입니다. 특히 골다공증처럼 환자의 맞춤형 치료가 중요한 경우에는 더욱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임승길 교수는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자신의 뼈 나이를 꼭 확인하라고 강조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골다공증 위험이 9배나 높은데 폐경기 여성의 경우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골밀도 검사를 조기에 실시해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급격한 다이어트에 열심인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영양의 균형을 깨뜨려 골다공증 위험을 높입니다. 또 뼈가 튼튼하려면 칼슘과 비타민D섭취가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 20~30대 젊은이들은 전 연령대를 통틀어 비타민D 섭취가 가장 적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야외활동이 줄어들고 실내생활을 많이 하는 것이 주된 원인인데요. 최근에는 골밀도 검사뿐만 아니라 3차원 CT등을 이용해서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만큼 적어도 폐경기전에는 꼭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임승길 교수는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로 죽고 싶다며 수 일 동안 음식을 거부했던 노인을 꼽는다.

"십년도 더 지난 이야기입니다. 아내와 사별하고 아들마저 불의의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나 며느리와 둘이 살고 있는 분이었는데 대퇴부골절을 당해 옴짝달싹 못하셨습니다. 형편이 여의치 않아 곧바로 오시지도 못하고 참다 참다 오신 건데 대소변을 다 받아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으셨죠. 아들도 아니고 며느리와 둘이 사는 처지에 며느리에게 대소변까지 받게 할 수 없다고 모든 음식을 거절하고 며느리는 울고…너무나 안타까웠는데 이모든 상황이 골다공증에 대한 무지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열심히 연구하고 질병을 알려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국제골다공증협회 한국대표와 대한내분비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임승길 교수.

멀리서 찾아온 환자의 이름을 기억하며 넉넉한 웃음으로 안부를 건네는 모습에서 30년 이상 골다공증 알리기에 힘써온 좋은 의사의 품격이 느껴진다.


- 골다공증이란 어떤 질병인가?

- 젊은 사람들도 골다공증에 걸릴 수 있는 이유는?

- 자신의 뼈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 연령대별로 뼈 건강을 위해 신경써야 할 것은?

- 골다공증의 치료방법은?

- 칼슘제나 비타민D는 언제부터 섭취해야 하나?

- 치료제 복용 후 정상수치 되면 비타민D 끊어도 되나?

- 칼슘은 많이 복용해도 괜찮은가?

- 골다공증 치료 약물의 정체는 무엇인가?

- 골다공증 약을 먹으면 구멍난 뼈도 메워질 수 있나?

- 골다공증과 류마티스 관절염과의 관계는?

- 골다공증 치료와 관련해 국제적인 이슈가 있다면?

jw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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